메모리 초격차 전담하는 삼성 '퀀텀 TFT' …D램에도 EUV 적용

by배진솔 기자
2020.12.01 16:19:54

삼성전자, 2~3년전 '퀀텀 TF'팀 꾸려…메모리반도체도 EUV
1세대 10nm DDR4 공급…D램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ASML과 긴밀한 협력…지난주 ASML경영진에 장비공급확대 요청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기술 초격차 유지를 위해 극자외선(EUV) 공정 개발과 관리 전담 조직을 꾸려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차세대 반도체 공정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인 EUV를 시스템 반도체뿐만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까지 확대하자 특별 조직을 만든 것이다. 향후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 등과의 긴밀한 협력 강화로 EUV를 활용한 초미세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ASML 관계자 2명,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피터 버닝크(Peter Wennink) ASML CEO,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사진=삼성전자)
‘퀀텀 TF’팀, 업계 최초 EUV 공정 적용한 메모리 반도체 이끌어

1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진만 메모리사업부 마케팅팀 전무는 전날 열린 ‘삼성전자 투자자 포럼 2020’에서 업계 최초로 메모리 반도체에서 EUV 공정 적용을 본격화하기 위해 메모리제조센터 산하에 ‘퀀텀 테스크포스(Quantum TF)팀’을 꾸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약 2~3년 전 이 조직을 꾸려 시스템 반도체에만 적용하던 EUV 노광장비를 메모리 반도체까지 확대 적용했다. 현재 퀀텀 TF팀은 EUV 장비를 활용한 차세대 반도체 개발과 공정관리 등을 전담하고 있다.

퀀텀 TF팀의 가장 큰 성과는 올해 초 메모리 업계 최초로 EUV 공정을 적용해 생산한 1세대(1x) 10나노미터(nm·10억분의 1m) DDR4 공급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반도체 미세공정의 한계를 돌파하고 D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시스템반도체가 아닌 메모리 반도체 공정에 EUV를 사용하는 경우가 없었다”며 “업계 최초로 도전하는 일인 만큼 개발, 공정, 수율을 제대로 잡기 위해 전담 조직을 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EUV공정을 활용한 메모리 반도체 기술 패러다임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평택 2라인을 중심으로 EUV 메모리 공정 확대하고 있다. 평택 2라인에서는 EUV 공정을 적용한 첨단 3세대 10나노급(1z) LPDDR5 모바일 D램을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D램 양산을 시작으로 차세대 V낸드, 초미세 파운드리 제품까지 생산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가 사업 목표로 내세운 경쟁사와의 ‘반도체 초격차’ 달성을 위해서다.

D램도 EUV, ASML과 긴밀 협력…장비 확보 총력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EUV 장비를 독점 생산하고 있는 ASML과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EUV는 최근 반도체 공정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로 10나노 미만의 미세화 공정을 위해서는 EUV 노광 장비가 필수적이다.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찍을 때 기존 노광 공정에서 사용했던 불화아르곤(ArF)보다 파장 길이가 더 짧아 세밀한 회로를 새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 핵심 경영진은 지난주 피터 버닝크 최고경영자(CEO)등 ASML 경영진과 만나 EUV 장비 공급 확대 등을 요청하는 등 양사 간 기술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하이닉스(000660)에서도 D램에 EUV 공정을 적용하려는 시도를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초 1a D램 양산에 EUV 공정을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반도체 업계관계자는 “향후 반도체 제조사에서 EUV 장비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삼성이 선제 도입한 EUV 기반 메모리 양산은 경쟁사로도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