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고난 함께했다" BTS 수상소감에 中누리꾼 "중국 무시" 불매운동

by조민정 기자
2020.10.12 17:23:37

中 미중갈등 격화에 한국전쟁을 항미원조로 미화해 선전
팬클럽 탈퇴·에디션 철수 요청… 불매운동으로 확산 가능성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의 한미 친선 비영리재단인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온라인으로 진행한 밴 플리트 상 시상식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수상소감을 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조민정 인턴기자]방탄소년단(BTS)이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수상하며 한국전쟁 70주년을 언급한데 이에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자국을 모욕했다며 SNS상에서 분노했고 불매운동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BTS는 수상소감에 한국전쟁 당시 한미 양국이 고난을 함께 한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12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에 따르면 BTS의 리더 RM은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온라인으로 진행한 밴 플리트상 수상소감에서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우리는 양국(한미)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중국 누리꾼들은 ‘양국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는 부분에서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밴 플리트 상’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제임스 밴플리트 미 8군사령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상으로 매년 한미관계에 공헌한 인물 또는 단체에 주어지는 상이다. BTS는 음악과 메시지를 통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열풍을 일으키고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은 최근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한국전쟁에 참여한 자국군에 대해 애국주의 정신인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누리꾼은 수상소감에 등장한 ‘양국’은 미국과 한국만을 의미한다는 이유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당시 중국 군인들의 고귀한 희생을 무시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해당 논란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확산하며 BTS의 팬클럽인 ‘아미’ 탈퇴 선언과 관련 상품 불매운동까지 이어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삼성은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0 BTS 에디션을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중국 누리꾼들이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글을 게시하고 있다. 베이징 현대차와 휠라(FILA)에서도 BTS 관련 게시물이 사라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