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는 키우고, 금융위는 옥죄고”..블록체인 업계, ICO 전면금지 우려

by김현아 기자
2017.10.23 18:48:1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블록체인 업계가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밝힌 ‘가상화폐 자금조달(ICO, Initial Coin Offering) 전면 금지’ 방침에 항의하면서 가상화폐 입법화 과정에서 관계부처와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정무위원회에 대책 마련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이사장 김형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17대 국회의원)는 23일 구태언 태크앤로 대표 변호사, 김승기 (주)써트온 대표이사 등 ICO를 발행 중이거나 발행할 예정인 기업 관계자 20여 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써트온, ㈜글로스포, ㈜케이알파트너스, 플러스코인, ICO크라우드, 넥스트머니, 브릴리언츠(퓨즈X), ㈜크리스앤파트너스, 브이스트로, 챗링크, 거번테크 등이 참여했다.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는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은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가동하는 시점에서 과기정통부와 과방위, 금융위와 정무위가 전혀 다른 입장을 취한다”면서 “양 부처간 입장이 균형있게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가칭)가상화폐 ICO 규제 대책회의를 설치하고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될 때까지 활동하겠다”고 부연했다.



업계는 금융위가 앞으로 법을 개정해 ‘기술이나 용어 등에 관계없이 모든 형태의 ICO를 금지’하겠다고 한 것은 중국과 북한 외에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태언 태크앤로 변호사는 “유사수신이나 폰지 사기 업체들이 ICO를 빙자한 방식으로 사기 행위를 벌일 우려에 대해선 공감한다”며 “하지만 이런 우려는 업계와 공동으로 보완 대책을 마련해 풀어야지 가상화폐 ICO 자체를 전부 금지하는 것은 다른 교환가치를 이용해 크라우드 펀딩을 하는 일 자체를 막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상화폐는 국경을 넘나들기 때문에 ICO를 아예 금지하면 국내 기업이 외국기업이나 자산가로부터 투자받을 수있는 기회마저 박탈할 수 있다”며 “소비자 피해를 막는 게 목적이라면 모든 걸 금지하는 게 아니라 좀 더 시간을 두고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김 이사장은 “블록체인 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과거 ‘인터넷’, ‘이동통신’과 같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대한민국에 시급한 과제”라면서 “이러한 기술 변화가 가져다 주는 충격과 혼란을 방지하고 줄이기 위한 법적, 제도적 개선과 정비 또한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세계적 추세와 흐름을 역행한, 중국에서만 유일하게 내려진 일방적인 ICO 금지조치가 한국에서 내려진 것에 대해 블록체인 기술 및 산업 발전을 크게 저해할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정부는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특정 부분을 규제 하기 전에 블록체인, 암호화 화폐, ICO에 대한 명확한 정의 수립과 그 과정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부적절한 상황에 대한 면밀한 검토 후 내린 후, 블록체인 산업을 육성하면서도 투자자 또는 참여자를 보호할 수 있는 올바른 규제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는 금융위 산하 기관인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등과 협조해서 유사수신, 폰지 사기 업체들이 ICO를 빙자한 방식의 사기를 벌이는데 대한 제제 및 방지에 협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