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 투자했더니 마스크팩까지`…투자자·스타트업 `윈윈`

by이후섭 기자
2020.02.05 16:14:36

96퍼센트, 뽑아쓰는 마스크팩 `히트`…P2P로 자금조달 나서
"면세점·홈쇼핑 등으로 판로 넓혀…해외 수출도 준비"
이자수익에 마스크팩까지 전달…감사인사 전하는 `관계형 금융`

박진희 96퍼센트 대표(사진=8퍼센트 제공)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P2P 금융기업 8퍼센트가 뷰티 스타트업 `96퍼센트`에 투자하는 상품을 내놨다. 해당 상품은 예상 수익률 9%와 함께 투자금액에 따라 특허기술이 도입된 마스크팩까지 안겨주고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5일 8퍼센트에 따르면 96퍼센트에 대한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상품은 심사를 통과해 전날부터 투자자를 모으고 있다. 96퍼센트를 운영하는 박진희 대표는 마스크팩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P2P 업체를 통한 자금조달에 나섰다.

방송기자생활을 하기도 했던 박 대표는 방송의 특성상 효과적인 피부 관리에 대한 고민 끝에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뷰티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과거 글로벌 화장품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화장품 제조 및 설비에 관한 기술을 직접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물티슈처럼 뽑아쓰는 마스크팩을 개발했다.

96퍼센트의 주력 상품인 `139마스크팩`은 출시 2개월만에 입소문에 힘입어 온라인 스토어에서 15만장가량 팔렸다. 139 마스크팩은 한 장의 팩이 천연 시트 3겹으로 구성돼 사용후 9시간 이상 보습이 지속될 수 있는 기능적인 요소를 담았다. 96퍼센트는 품질 관리를 위해 경기도 화성에 별도의 생산 공장을 확보하고 제품별 생산 라인을 운영 중이며, 기업부설연구소도 설립했다. 회사의 제품은 벤처기업인증, ISO 22716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상품력을 인정받은 96퍼센트는 최근 신세계그룹 등 면세점에 입점했고, 홈쇼핑과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 채널에서도 판매를 의뢰받아 추가 생산이 필요한 상황이다. 원재료 구매 등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96퍼센트는 기존 금융기관 대신 P2P금융을 택했다. 8퍼센트 관계자는 “96퍼센트는 시장분석부터 제품 연구개발, 유통 전반을 총괄하면서 기존 메이저 브랜드들이 지닌 한계를 기술력으로 뚫었다”며 “여러 P2P업체에서 관심을 보일 정도로 96퍼센트는 높은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P2P 투자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8퍼센트에 밝혀왔고, 결국 이자수익 외에도 특허 기술이 반영된 139 마스크팩 패키지를 투자자들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박 대표는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이 생산한 대용량 팩의 단점으로 여겨지는 부족한 습기와 청결함에 대한 걱정을 온전히 해결했다”며 “올해 온라인 뿐만 아니라 면세점과 홈쇼핑 등으로 판로를 넓히고, 해외 수출을 위한 대량 생산도 준비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8퍼센트는 단순히 대출을 연결해주는 개념을 넘어 중소·벤처기업이나 소상공인이 성장하도록 돕고, 이에 대해 성장 기회를 얻은 사업자가 투자자들에게 감사인사와 함께 보상을 제공하는 `관계형 금융`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 외에도 본인이 투자한 기업의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고, 스타트업은 중금리로 자금을 조달함과 동시에 서비스를 알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8퍼센트는 앞서 월향(식음료), 패스트파이브(공유 오피스), 쏘카(차량 공유) 등의 성공 사례도 남겼다.

8퍼센트 관계자는 “플랫폼 자체적으로 별도 리워드를 제공하지 않으나, 유망 스타트업이 감사의 마음을 담아 투자자에게 선물을 전하는 경우가 있다”며 “과거 쏘카는 차량 이용권을 제공했고, 패스트파이브는 강연 수강권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했다”고 말했다.

96퍼센트의 주력 상품인 `139 마스크팩`(사진=8퍼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