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 호실적에도 활짝 웃지 못하는 이유

by김대웅 기자
2019.11.13 18:30:06

3Q 영업익 182억 기록하며 컨센서스 14% 상회
저마진 화장품 주춤…이익률은 개선
"中 위생허가 계기 내년부터 화장품 성장세 회복" 전망

[이데일리 김다은 기자]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보툴리눔 톡신 업체 휴젤(145020)이 깜짝 실적을 내놨지만 증권가에서는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톡신과 필러 사업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기대를 모았던 화장품 부문에서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 영업이익이 증권사 예상치를 뛰어넘긴 했지만 화장품 매출 비중이 하락함에 따라 이익률이 개선된 측면이 컸다는 분석이다.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휴젤의 주가는 전일 대비 1.6% 오르며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외국인이 6000주 이상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끈 반면 기관은 매도로 대응했다.

전일 휴젤은 3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46.3% 증가한 511억원, 영업이익은 255% 증가한 182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기준 컨센서스를 14% 가량 상회한 것.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인 영업이익률은 35.6%를 기록하며 전 분기에 비해 3.9%포인트 개선됐다.

회사 측은 호실적의 배경으로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제제와 히알루론산(HA)필러의 고성장을 꼽았다. 필러는 주름이나 오목하게 들어간 부위에 볼륨감을 주는 주사타입의 의료기기다. 두 제품은 국내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53% 증가해 호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화장품 부문에서 매출이 크게 줄면서 영업이익 개선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한 것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화장품 부문 매출은 51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에 비해 37.5% 감소했다.

김슬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위생허가를 득하지 못한 화장품의 경우 전년 대비 1.5% 성장하는데 그쳤다”며 “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화장품 부문의 비중이 하락함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개선됐고 컨센서스 상회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4분기도 3분기와 유사한 실적 흐름이 이어지되 화장품 부문 성장은 중국 위생 허가 이후 본격화 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보툴리눔 톡신은 높은 기저로 전년 대비 소폭 역성장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필러는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위생허가가 연말 혹은 내년 초로 예상됨에 따라 화장품 부문은 내년 1분기부터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안타증권도 올해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목표주가를 54만원에서 51만원으로 내렸다. 4분기 매출이 톡신과 필러의 내수 성장에도 불구하고 위생허가 지연으로 화장품 매출의 축소 영향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이익 전망치를 9.3% 하향해 영업가치를 기존 1조2000억원에서 1조1000억원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력 사업의 성장세가 돋보여 실적 안정성이 높아졌다며 목표주가를 높인 곳도 나왔다. 이태영 KB증권 연구원은 “탄탄한 국내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해외 판매망 구축 과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실적 변동성이 축소됐다”며 “내년부터는 화장품과 보툴리눔 톡신의 중국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제2의 성장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