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속도조절 언급에 '네카' 꿈틀…성장株 기지개 켜나

by양지윤 기자
2022.12.01 19:28:01

코스피 중소형주, 대형주 대비 상승폭 커
네이버·카카오 '강세'…긴축 속도조절에 안도감 유입
성장주, 주가 바닥…실적 개선감에 꿈틀
박스피에 중소형주 선호 두드러져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발(發) 금리 인상에 직격탄을 맞았던 국내 성장주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긴축 속도조절을 공식화하자 국내 대표 성장주인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해 중소형 성장주들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금리 속도조절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대형주보다 성장주, 중소형주의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네·카, 금리 속도 조절 기대감에 ‘강세’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31포인트(0.30%) 오른 2479.8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소형주는 1.40%, 중형주는 0.56% 상승했다. 반면 대형주는 0.19%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닥지수는 11.06(1.52%) 상승한 740.60을 기록했다. 성장주들이 모인 코스닥과 코스피 중소형주가 코스피 대형주 대비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컸다.

국내 성장주 양대 산맥인 네이버(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도 강세를 보였다. 네이버는 0.27%, 카카오는 2.66% 올랐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각각 5.79%, 3.59% 급등하며 맏형인 카카오의 상승률을 앞질렀다.

이날 성장주와 중소형주들이 들썩인 건 제롬 연준 의장이 긴축 속도조절을 시사하면서 안도감이 유입된 영향이다. 파월 의장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 연설과 질의응답을 통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것은 타당하다”며 “그 시점은 다음달(12일) 회의가 열리자마자 곧 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부터 기존 75bp(1bp=0.01%포인트)에서 50bp로 인상 폭을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성장주는 금리가 상승하면 미래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져 주가가 조정을 받는다.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공식화하면서 성장주들의 할인율 부담을 덜어 줄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기업가치가 저점 수준에 놓여 있는 만큼 주가가 반등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연초 대비 각각 49.8%, 48.53% 급락하며 역사적 저점까지 떨어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네이버 1.25배, 카카오 2.52배다. 아마존과 쿠팡의 2023년 PBR이 각각 5.6배, 13.7배와 비교하면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평가다.

중소형주, 대형주 제치고 선호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 전망을 밝게 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네이버는 이달부터 새로운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는 커머스 사업을 비롯해 최근 수익성이 낮았던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사업의 비용 절감 효과가 더해지며 내년에는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4622억원으로 올해보다 10.45%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증권사는 1조500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보다 높게 잡았다.

카카오 역시 친구탭 광고를 확장하는 광고를 포함해 선물하기와 쇼핑 등의 커머스 부문에서 매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모빌리티와 콘텐츠, 웹툰, 핀테크 등 성장 사업도 매출 증가로 영업이익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증권가는 판단했다. 이에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29.50% 증가한 806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컨센서스가 모아졌다.

중소형주도 금리 속도 조절 국면에서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실적 악화 우려로 대형주 대신 중소형주 장세로 증시 흐름이 바뀌고 있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코스피 소형주는 11.03%, 중형주는 9.86% 상승했다. 대형주 상승률 7.70%를 추월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LIG넥스원(079550)(726억원), 현대두산인프라코어(042670)(537억원), 씨에스윈드(112610)(502억원) 등을 투자 바구니에 담았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박스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은 최근 상황에서 성장주 중 중형주에 대한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