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사태 내전 치닫나..소수민족 무장반군 군부대 공격

by성채윤 기자
2021.03.29 16:18:19

카친독립군·카렌민족연합 "미얀마군의 날 맞춰 공격"
샨족 무장반군 "시위대와 소수민족 무장단체 같은 적 상대"

27일(현지시간) 미얀마 다웨이 시위 현장 (이미지출처=AFP)
[이데일리 성채윤 인턴기자] 군경의 유혈 진압 속에 민주 진영과 연대 움직임을 보이는 소수민족 반군이 미얀마 군부를 공격했다.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가 주도하는 민주진영이 소수민족 반군과 손잡아 공동 무장투쟁에 나서는 ‘내전’ 국면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이하 현지시간) 현지 독립매체인 미얀마나우는 북부 카친주 반군인 카친독립군(KIA)이 전날 파칸의 군부 휘하 경찰 부대 4곳을 동시에 급습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공세는 ‘미얀마의 날’인 지난 27일 최소 114명이 숨진 최악의 유혈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주민들은 이날 공격에서 경찰 최소 20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경찰 두 명만이 도주했고, 나머지는 몰살당했다. 경찰 지휘관 역시 목숨을 잃었다”다고 말했다. 이어 KIA가 부대에 있던 무기들을 가져갔다고 덧붙였다.

이날 KIA는 미얀마경제지주사(MEHL)의 사무실들을 관리하는 곳도 공격했다고 지역 주민들은 전했다. 군부가 소유한 기업집단인 MEHL은 맥주와 담배부터 통신, 타이어, 광업, 부동산까지 미얀마 경제 상당 부분을 통제하고 있어 군부의 정권 유지를 위한 주요 수단 역할을 해왔다. 지난주 미국과 영국은 MEHL을 대상으로 제재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중북부 샨주에서 KIA 반군과 미얀마군 간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에도 KIA는 카친주 남쪽 도폰양에 있는 미얀마군의 알로붐 군사기지를 점령했다. 당시 반군은 성명을 내 “평화 시위대에 대한 유혈 탄압을 중단하라”고 군부에 촉구하면서 KIA는 군부 독재에 대항해 시민들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태국과 국경을 마주한 동부 접경 지역에서 활동 중인 카렌민족연합(KNU)도 쿠데타 이후 군부와 계속해서 충돌하고 있다. KNU가 지난 27일 카렌주 뭇로 지역에 있는 군부의 군사기지를 점령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미얀마군은 전투기를 동원, 두 차례 공습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민간이 3명이 사망했으며, 카렌족 마을 주민 3000여 명이 공습을 피해 태국 국경 지역으로 피신했다고 미얀마나우는 전했다.

KNU는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단체 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반군 조직으로, 이들의 압박은 흘라잉 사령관을 궁지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이라와디 등 현지 매체는 분석했다.

한편, 주요 소수민족 무장반군 중 하나인 샨족복원협의회(RCSS)는 이날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군부의 민간인 살해가 계속되면 무장반군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RCSS 의장인 욧 슥 장군은 “그들이 계속해서 시위대를 총격으로 유혈진압하면 모든 소수민족 단체가 가만히 앉아 있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은 이제 함께 같은 적을 상대하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