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에 밀린 보잉, 中시장 존재감 잃는다 [서학개미 리포트]

by이정훈 기자
2022.10.06 17:16:51

하나증권, 중국시장 내 보잉 존재감 지속 약화 전망
中항공사 에어버스 발주 집중, 中코맥 자체 항공기 개발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최근 중국 항공사들이 유럽 에어버스 위주로 신규 항공기를 발주하고 있는데다 중국 내에서 내로우 바디 항공기를 자체 제작하고 있어 보잉(BA)사의 중국시장 내 존재감이 약화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위협 요소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김재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6일 보고서를 통해 “보잉사의 ‘737 맥스(Max)’ 추락사건 이후 지난 2019년 3월부터 중국민간항공감독국(CAAC)은 이 기종의 운항을 중단시켰고, 이후 보잉은 품질 개선을 통해 주요 시장 중 중국을 제외한 모든 시장에서 운항 재개를 허가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작년 12월 중국 항공 당국으로부터 감항성 개선 명령을 받으며 이른 시일 내 중국 내 운항 재개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됐지만, 4분기에 진입한 현재까지도 큰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8월 미국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등으로 미중 관계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737 운항 승인 지연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풀이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보잉의 공백 기간 동안 중국 내 수주는 에어버스에 집중되고 있는데, 이미 7월 초 중국 4개 항공사는 737의 경쟁 모델인 ‘A320’ 292기를 약 37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며 ”보잉은 이에 대해 미-중간 지정학적 문제가 보잉의 중국 사업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라며 불만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이후 9월14일 보잉과 중국 항공 당국이 만나 737 운항 재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였으나, 바로 다음날인 15일 보잉은 중국 고객 대상으로 제조한 약 290여기의 737 Max 재고를 타사 고객들에게 우선적으로 리마켓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지지부진한 737 운항 재개 승인 절차에 대한 보잉의 반발 의사 표현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말 중국 항공 당국은 중국형 내로우 바디 항공기인 ‘C919’에 대해 구조나 성능 등의 기술적 기준에 대한 설계 적합성 증명인 형식 증명을 부여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개발사는 중국 코맥사로 9월에 감항성 인증을 모두 통과한 뒤 바로 형식 증명을 획득했는데, 현지 관계자들에 의하면 내년까지 공식 상용화는 어려울 전망”이라면서도 중국동방항공이 지난 5월 C919 4기를 대당 약 1억달러에 발주한 만큼 이는 장기적으로 보잉에 위협 요소가 될 것으로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