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中 '뒷걸음질' vs 유럽 '성장세'…배터리3사 웃는다

by경계영 기자
2020.06.04 17:04:53

환경규제 강화에 유럽 전기차 판매 '탄탄'
中 전기차 역성장에 中 배터리업체도 '주춤'
유럽 등에 배터리 공급하는 3사엔 호재 기대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에도 유럽 전기차(EV)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배터리(이차전지) 3사의 점유율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4일 인사이드 EV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줄어드는 동안 전기차 판매량 역시 12% 감소했다. 다만 지역별로 보면 중국에서의 전기차 판매량이 51% 급감한 데 비해 유럽에서의 전기차 판매량은 외려 60% 증가했다.

유럽연합(EU)이 자동차의 이산화탄소(CO2) 배출 규제를 올해부터 강화하면서 전기차를 택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 유럽은 CO2 배출량을 종전 ㎞당 130g에서 95g으로 축소토록 강제하며 이를 어기면 1g당 벌금 95유로를 내야 한다.

1분기 출하를 시작한 테슬라의 모델Y. (사진=테슬라)
실제 유럽연합 27개국에 4월 새로 등록된 차량의 연료 유형을 보면 휘발유 비중이 2019년 59%에서 올해 52%로, 경유 비중이 같은 기간 32%에서 30%로 떨어진 반면 전기차 비중은 7%에서 17%로 확대됐다. 4월 한 달 동안 유럽 자동차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78% 감소하는 동안 전기차 판매 감소 폭은 16%에 그쳤다.



이에 비해 중국 전기차 시장은 역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SNE리서치는 중국의 4월 전기차 판매량이 9만3000대로 지난해 4월보다 29.1% 줄었다고 집계했다. 지난해 8월 이후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가 계속된다.

이는 곧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업체 간 점유율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아직 4월 점유율이 나오진 않았지만 1분기만 보더라도 중국 전기차에 주로 배터리를 공급했던 중국 배터리업체 점유율은 △CATL 지난해 23.4→17.4% △BYD 15.1→4.9% △구오싼(Guoxuan) 2.1→1.2% 등으로 내려갔다.

단위=%, 자료=SNE리서치
배터리 공급하는 완성차 업체가 유럽, 미국 등으로 포진한 국내 업체로선 호재다. 전기차 절대 강자인 테슬라의 경우 파나소닉에 이어 LG화학(051910)이 CATL과 함께 배터리 공급사에 포함됐다. 전기차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나선 폭스바겐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유럽향에 LG화학과 삼성SDI(006400)를, 미국향에 SK이노베이션(096770)을, 중국향에 CATL을 각각 파트너로 선정했다. 아우디, 포르쉐, BMW, 르노, 현대·기아차 등에도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를 공급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럽 전기차 시장은 올해 중저가 모델이 다수 출시돼 100만대에 육박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코로나19 직후 중국 전기차 수요가 회복되면서 중국 배터리업체가 반등하겠지만 삼원계 기술과 유럽 현지 공장에서의 대응력이 뛰어난 한국 배터리업체의 점유율이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