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권소현 기자
2015.01.29 18:00:00
"본연의 임무에 충실" 각오와 다짐
성과경쟁 치열해질 듯..기대와 긴장 공존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이제는 일만 하는 거래소가 돼야겠다” “정말 발에 땀나도록 뛰어야겠다” “이제 치열하게 생존경쟁을 해야 하는 야생으로 나온 느낌이다”
29일 공공기관 해제 소식을 접한 한국거래소 임직원들은 담담했다. 오랜 숙원을 이뤘지만 환호 보다는 비장함이 감돌았다.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본격적으로 성과로 평가받는 민간기업의 시스템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고민된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결정을 자본시장 발전에 더욱 매진하라는 취지일 것”이라며 “올해로 통합거래소 10년째를 맞았는데 향후 10년이 우리 자본시장의 글로벌 도약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라고 인식하고 자본시장 본연의 기능 집중과 서비스 혁신을 통해 글로벌 빅7 거래소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신의 직장’에 다닌다는 부러움을 받으면서도 공공기관이라는 이유로 매년 국정감사와 경영평가 때마다 자료 만드는데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해야 했던 거래소 직원들은 이제야 본업에 충실할 수 있게 됐다며 기대에 부풀었다.
옛 증권거래소 출신인 한 팀장은 “정부가 지정한 틀에 묶여 있어 답답하기도 했고 주도적으로 뭔가를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무기력함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라며 “공공기관에서 해제되면서 앞으로 한국거래소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까 하는 기대감이 앞선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코스피는 박스권에 맴돌고 있고 거래대금도 줄어드는데 시장 활성화 방안을 고민하기보다는 당장 공공기관 경영평가 자료나 국감 자료를 만들어야 할때 자괴감이 들었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거래소가 존재하는 이유를 알려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자율성이 주어진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반응도 많다. 특히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조만간 조직개편을 통해 상장유치와 국내외 투자자 유치 등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직 내에서의 성과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높다. 특히 부서장급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휴가도 못 갈 것 같다는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업무 강도가 세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거래소 한 직원은 “이도 저도 아닌 공공기관 보다는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내면 성과급을 받는 민간기업이 낫다”며 “야생에 던져진 느낌이지만 앞날을 개척하는 데에 따른 보람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