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 커피전문점 시장 '양극화' 뚜렷

by김용운 기자
2017.07.25 16:50:54

커피프랜차이즈 업체 330여개
매출 1조원 넘는 스타벅스 등 대기업 쏠림 현상 심화
중소 프랜차이즈 업체 생존경쟁 격화될 것

서울 시내 스타벅스 매장 내부 모습(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이 연간 4조원대 규모로 성장하면서 업체 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매출 1조원을 넘은 업체가 나왔는가 하면 반대로 포화 된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는 업체도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농림축산식품부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커피류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6조 4041억원으로 2014년 4조 9022억원에 비해 30.6% 성장했다. 커피시장 규모가 폭발적인 성장을 한 배경에는 커피전문점의 역할이 컸다. 커피전문점은 2014년 2조 6000억원에서 2016년 4조원으로 3년간 53.8% 성장해 전체 커피시장의 파이를 키웠다.

그러나 커피전문점의 성장 이면에는 대기업의 쏠림 현상도 컸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한 국내 커피프랜차이즈 업체는 330여곳. 이중 연 매출이 1000억원을 넘는 업체는 대부분은 대기업 자본을 바탕으로 한 곳이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커피전문점 중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넘은 기업은 스타벅스코리아였다. 신세계가 대주주인 스타벅스코리아는 가맹점을 운영하지 않고 전국 1000여개 매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2위는 CJ의 프랜차이즈인 투썸플레이스로 약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어 외국계 커피전문점인 커피빈은 약 1500억원, 롯데의 프랜차이즈인 앤제리너스 커피는 1465억원을 기록했다. 대기업에서 운영하지 않는 커피전문점 중에 매출 1000억원을 넘는 업체는 이디야커피 밖에 없었다. 반면 국내 토종 커피전문점 브랜드였던 카페베네는 2013년 1762억원에서 2015년 1101억원으로 줄어들었고 지난해에는 1000억원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커피전문점 시장이 성장하면서 이른바 ‘양극화 현상’이 점차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와 커피빈코리아 등 외국계기업과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은 자체 R&D를 강화해 커피 외의 메뉴와 기획상품 등으로 매출을 확대하고 매장을 고급화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으로 경쟁에 나서는 반면 중소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가성비’ 외에는 딱히 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려워서다.

실제로 더본코리아의 빽다방은 커피전문점의 기본 메뉴인 아메리카노 커피를 1500원대에 파는 ‘가성비’전략으로 2013년 775억원에서 2015년 1238억까지 매출이 상승했다. 그러나 동네커피점들과 중소 커피전문점 및 편의점들이 비슷한 전략으로 나오면서 매출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의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대형 커피프렌차이즈 업체들은 베이커리나 디저트 등 커피 외에 식음료 메뉴를 강화하고 매장 리뉴얼 등을 통해 문화공간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며 “이에 대항하는 중소형 커피프렌차이즈 업체들은 원가를 낮추고 테이크아웃 위주로 전략을 짜고 있지만 대형업체에 비해 메뉴 개발 및 다양화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