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병 사건' 숨진 피의자, 독극물 구매 확인…살인 혐의 적용(종합)

by김대연 기자
2021.10.25 17:38:31

서울경찰청, '특수상해'→'살인' 혐의 변경
"독극물 구매 확인…범행 동기는 수사 중"
피의자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 종결 전망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서울 서초구의 한 회사에서 남녀 직원 2명이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시고 의식을 잃은 이른바 ‘생수병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피의자의 독성 물질 구매 경위를 확인하고 살인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 10월 18일 사무실에서 생수병에 담긴 물을 마시고 쓰러진 직원이 근무하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사무실의 모습이다. 10월 21일에도 사무실은 불이 꺼져 있다. (사진=김대연 기자)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숨진 피의자 30대 중반 남성 A씨에게 적용한 혐의를 특수상해에서 살인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18일 서초구 양재동의 한 회사 사무실에서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생수병의 물을 마시고 쓰러진 남성 직원이 지난 23일 숨졌기 때문이다. 경찰은 25일 열리는 숨진 남성 피해자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부검이 끝나면 A씨의 혐의가 변경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씨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망한 용의자 A씨의 독성 물질 구입 경위를 확인했다”며 “(A씨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확인한 결과 모두 인터넷으로 샀다”고 말했다.

A씨가 구매한 독성물질과 숨진 남성 피해자 혈액에서 나온 독극물도 일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경찰은 A씨가 최근 자신의 지방 발령 가능성을 접하고 불만을 품었을 수 있다는 동료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경찰은 피의자가 숨진 만큼 관계자 진술만 놓고 범행 동기를 단정 짓기 어려워 동기에 대해서는 수사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피의자인 A씨가 사건 다음날인 지난 19일 자신의 집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채로 발견돼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