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자 현실 그린 연극 '레일을 따라 붉은 칸나의 바다로'

by장병호 기자
2020.01.23 17:11:58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레퍼토리'
외국어 대사로 '불안과 경계' 표현
24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개막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이주자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 ‘레일을 따라 붉은 칸나의 바다로’가 오는 24일부터 2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 오른다.

극작가 겸 연출가 김지나의 작품으로 이언시 스튜디오가 제작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19년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레퍼토리’ 선정작이다.

김 작가는 2015년 국내서 발생한 외국인 노동자의 투신 사건을 마주한 뒤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품고 있던 ‘이주’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번 작품은 재일한국인, 국외 입양아, 고려인의 역사를 담아내며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사람들,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은 이주자들을 시공간의 재배치를 통해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2018년 초연 당시 절제된 언어와 연극 요소의 긴밀하고 감각적인 표현을 시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주자들의 불안과 경계를 표현하기 위해 작품의 90% 이상을 러시아어·일본어·영어 등 외국어 대사와 자막으로 꾸며 화제를 모았다. 배우들은 외국어 대사를 소화하기 위해 2개월에 거쳐 언어 트레이너들과 사전 언어 발음, 억양 연습 등을 진행했다.

공연 관계자는 “현대 사회 속 보편적인 현상으로서 ‘디아스포라’를 그리고자 ‘이주’의 화두를 정치, 사회적 사건에 국한하지 않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과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그려냈다”고 설명했다.

배우 전규일, 류제승, 김진복, 조시현, 정연주, 강병구, 최귀웅, 정명군, 조은, 장석환 등이 출연한다. 티켓 가격 2만5000~4만원. 세종문화회관,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설 연휴 기간인 24일부터 26일까지 공연에 한해 30% 특별할인을 진행한다.

연극 ‘레일을 따라 붉은 칸나의 바다로’ 포스터(사진=이언시 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