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2억 투자? 주변서 챙겨둔 돈 있냐고"..'명단'에 화들짝

by박지혜 기자
2020.10.19 16:29:0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권 관계자들과 같은 이름이 등장하는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 명단’을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수현 전 의원은 이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유 의원, 사과해달라”며 “라임·옵티머스에 여권 인사 박수현이 2억 원을 투자했다고 했다는데, 저는 그럴만한 돈이 없는 가난한 정치인”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의원은 “의심이 드셨더라도 저에게 전화 한 통 했으면 이런 실수는 안 했을 텐데 안타깝다”며 “말씀하신 ‘여권인사 박수현’이 저를 지목한 건 아니겠죠? 그래도 의원님의 보도자료로 오해가 생겨 친구, 후배, 심지어 아내까지도 ‘몰래 챙겨둔 돈 있었냐’고 의심의 질문을 하니, 저의 소중한 우정과 사랑은 지켜주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사진=박수현 전 의원 페이스북
앞서 유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고검 등 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을 보면 정부 및 여당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수익자로 일부 참여돼 있다고 기재가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가 확인해 보니 이외에도 민주당 인사 및 청와대 관계자들 이름이 여럿 나온다”며 “동명이인일 가능성이 있다. 여부를 확인했나”라고 물었다. 유 의원이 공개한 명단에는 박 전 의원을 포함해 김영호·김경협·김진표·김수현·이호철·진영 등의 이름이 올라왔다.

이에 이 지검장은 “말씀하신 문건에 관한 수사는 진행하고 있으나, 특정 내용에 대한 수사 여부나 내용은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유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유 의원이 제시한 수사 자료를 두고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 의원이 질의했을 때 제시된 자료들이 수사 자료들인 것 같은데 어떻게 확보가 됐나. 사실 공개가 되어서는 안 되는 자료인데 적법하게 확보가 된 건가”라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직접 (유상범에) 물어보라”고 했다가 야당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장내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의 김진표 의원과 김영호 의원 측은 즉각 “명단에 동명이인이 있을 뿐”이라고 반발했다.

같은 당의 김경협 의원은 “지난해 1월 증권사 담당 직원의 권유로 8개월 단기 상품에 가입했던 것뿐”이라고 밝혔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도 금융기관의 권유로 단순 투자를 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유 의원이 공개한 명단 대부분이 동명이인으로 확인됐고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라며, 공식 사과와 당 차원의 징계를 요구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유 의원 측은 검찰이 최소한의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려고 했을 뿐 “특정인을 음해할 목적은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