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 가격 또 ‘역대 최저’… 태양광 소재 추락 어디까지

by김정유 기자
2019.07.18 15:51:51

kg당 8.08달러로 1주만에 최저치 경신
中보조금 확대 발표에도 가격 반등 실패
불확실성 커진 소재시장, OCI 등 자구책 추진

OCI가 중국 훙쩌현 게 양식장에 구축한 태양광 발전 설비. (사진=OCI)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태양광 소재의 추락이 어디까지 이어질까. ‘태양광의 쌀’ 폴리실리콘 가격이 또 한 번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며 밑바닥까지 떨어졌다. 최근 최대 수요처인 중국이 보조금 정책을 발표하며 태양광 시장 전망을 밝게 했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체감이 더디다. 상반기를 힘들게 넘긴 OCI(010060), 한화케미칼(009830) 등 국내 태양광 소재업체들의 하반기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18일 태양광 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고순도(9N) 폴리실리콘 가격은 kg당 8.08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전주 폴리실리콘 가격은 kg당 8.09달러로 하락폭은 불과 0.01달러였지만 업계가 느끼는 실망감은 크다. 떨어질 대로 떨어진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며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다.

태양광 산업은 △폴리실리콘(재료) △잉곳·웨이퍼(재료 가공) △셀(전지) △모듈 △발전 등의 단계를 거친다. 이중 폴리실리콘 가격은 가장 밑단의 소재인만큼 태양광 산업에 있어 상징성과 파급력이 크다. 지난해 1월 폴리실리콘 가격은 kg당 17.7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1월 9달러 선으로 내려앉더니 7월 들어선 역대 최저인 8달러까지 떨어진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폴리실리콘 업체들의 손익분기점은 kg당 13~14달러 수준이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13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이를 생산하는 업체들의 경우 팔면서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와 한화케미칼은 현재 각각 연간 7만9000톤, 1만5000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세계 2위 폴리실리콘 업체 OCI는 올 상반기 실적 역시 적자를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매주 떨어지는 폴리실리콘 가격에 한숨만 늘고 있다. 분명 호재가 있음에도 소재 가격 회복에 반영되지 않는 탓에 속만 끓이고 있는 상태다. 호재는 중국발(發) 보조금 정책이다. 중국 국가에너지국(NEA)은 최근 연내 약 5000억원(50GW) 규모의 태양광 보조금 사업을 재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시장 수요가 회복할 것이란 전망에도 폴리실리콘 가격은 상승은커녕,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 문제는 앞으로의 상황 예측이 쉽지않는다는 점이다. 업계는 하반기 역시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 5월 태양광 수요 조절을 위해 보조금 삭감을 발표했는데, 불과 1년 만에 다시 보조금 확대 정책을 들고 나온 것”이라며 “왔다갔다하는 중국 정부의 정책에 시장의 반응이 예전처럼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면서 소재 가격도 보수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불확실성에 국내 업체들도 자구책을 택하고 있다. 다각화와 고효율 제품 확대가 핵심이다. 우선 OCI는 오는 2022년까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5000톤을 생산 계획을 추진하고 전기료가 저렴한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최대한 생산능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화케미칼도 셀·모듈을 생산하는 한화큐셀을 통해 중간제품 단계에 더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성이 큰 폴리실리콘에 비해 셀·모듈 가격은 고효율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에서 선방 중이다.

OCI 관계자는 “태양광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 곳에 ‘올인’하기 보다는 반도체용으로 제품 다각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라며 “초고순도 폴리실리콘(11N)도 비중을 늘려 고효율화로 이동 중인 시장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