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27일 10시 완전 폐쇄

by신정은 기자
2020.07.27 16:27:31

오전 6시 성조기 내려…공안, 주변 도로 통제

중국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청두(成都) 주재 미국 총영사관이 27일 완전히 문을 닫았다. 미국 정부가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한데 따른 맞대응 조치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웹사이트 성명을 통해 “27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중국의 요청에 따라 미국 주재 청두 영사관이 폐관했다”며 “중국 담당 부문은 이후 총영사관 정문으로 진입해 구내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청두 총영사관의 업무를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종료했다면서 중국 측의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고 AP는 전했다.

미국 총영사관은 중국의 폐쇄 요구에 따라 지난 25일부터 철수를 시작했다. 이날 오전 6시 18분에는 성조기를 내리면서 총영사관 폐쇄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중국 공안은 이날 아침 일찍부터 주변 도로를 통제하고, 일반인의 접근을 막은 것으로 전해진다.



관영중앙(CC)TV가 공개한 영상에는 중국 외교부 관계자 등 방역복을 입은 방역 당국 관계자들이 청두 미 총영사관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현재 총영사관 내부에는 직원이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85년 개설된 청두 총영사관은 중국 남서부 도시 쓰촨, 윈난, 구이저우, 충칭을 관할하고 있으며, 신장과 티베트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허브’ 역할도 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중국 공산당이 신장과 티베트 등지에서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현재 200명의 직원이 청두 총영사관에 근무하고 있으며 4분의 3이 중국인이다.

미국은 중국 내 5개 영사관을 두고 있는데, 청두를 낙점하게 된 것은 미국 정부가 티베트 인권탄압에 관여한 중국 관료를 제재하기로 한 최근 조치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청두는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정책의 핵심 요충지로, 동유럽을 넘어 서유럽까지 각종 중국산 제품을 실어나르는 허브 기능을 맡고 있다.

중국 제조업 중심지인 충칭과 인접한 도시이기도 하다. 정치적으로는 지난 2012년 왕리쥔 충칭시 전 공안국장이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 서기의 위협을 피해 청두 총영사관에 망명을 신청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