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최초 ‘길고양이 조례’ 처리 불발 “사회적 합의 필요”

by김혜선 기자
2023.09.14 21:52:28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전국에서 최초로 ‘길고양이 보호’를 명시한 천안시 조례 제정이 불발됐다. 논의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
14일 천안시의회에 따르면 천안시 경제산업위원회는 전날 ‘천안시 길고양이 보호 및 관리 조례안’에 대해 보류를 결정했다.



천안시의 길고양이 조례는 지난달 28일 입법 예고되며 온라인상에서 찬반 의견이 극명히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복아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조례안에는 3년마다 길고양이에 대한 보호와 관리, 교육홍보, 급식시설, 중성화 사업 등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길고양이에 먹이를 주는 ‘캣맘’과 지역 주민 간 갈등을 중재하기 위한 ‘길고양이보호관리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시의회 홈페이지에는 길고양이 조례안을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의견이 2000여 건 이상 게시되는 등 뜨거운 논쟁을 불러왔다. 찬성 측 시민은 “길고양이 급식소를 관리하면 더 깨끗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고 반대 측은 “왜 고양이만 유독 세금으로 중성화시키고 밥 주면서 보호해야 하느냐”는 의견을 보였다.

경제산업위원회 김철환 위원장은 “찬성과 반대가 첨예한 상황에서 더 큰 사회적 갈등이 우려된다는 의원들 간의 공통된 견해가 있었다”며 “향후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고 중앙정부의 ‘길고양이 돌봄·중성화 가이드라인’이 마련된다면 다시 논의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조례안은 보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