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 "민중대회, 방역수칙 위반 땐 즉시 해산"

by박기주 기자
2020.11.13 18:12:33

경찰청장, 전국 지휘관 회의서 "엄정 조치" 강조
보수·진보단체 집회 차별 논란에 대한 대응 풀이
야당 의원들 경찰청 항의방문도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김창룡 경찰청장이 오는 14일 예정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집회에 대해 “방역수칙을 위반할 경우 해산 등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청장은 13일 전국 지휘관 회의를 열고 민노총 민중대회와 관련해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하고 잇는 것을 고려해 대규모 집회를 자제하고 집회를 개최하더라도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창룡 경찰청장(사진= 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노동계는 오는 14일 서울에서 서울시내 31곳을 포함한 전국 40여곳에서 전국민중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민노총은 방역 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각 집회 참석 인원을 99명 이하로 제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100인 이상 집회를 금지한 데 따른 조치다.

경찰과 서울시 등은 집회 금지 통고 등 조처를 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개천절과 한글날 서울 광화문 등에서 보수단체가 정부 규탄 집회를 신고하자 경찰은 버스와 바리케이트로 집회 자체를 막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경찰이 보수단체와 진보단체의 집회를 차별해 대하고 있다며 이날 항의방문을 하기도 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을 항의방문한 자리에서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위원 명의의 성명문을 통해 “그 때(개천절·한글날)의 코로나19와 지금의 코로나19가 다른 것인가. 보수 성향의 국민과 진보 성향의 국민의 주권은 다른 것인가”라고 말했다.

항의방문을 마치고 나온 후 같은 당 서범수 의원은 “진보단체의 대규모 집회를 경찰이 방치하고 있는 것은 갈라치기식 법집행 아니냐는 내용의 항의를 했다”며 “동일한 잣대로 법집행을 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반발이 이어지자 경찰 역시 엄정한 대응으로 오해의 소지를 막겠다는 결정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청장은 “각 집회가 방역당국에서 정한 인원을 초과하는 등 방역수칙을 위반할 경우 방역당국과 협조해 해산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고 동일한 기준으로 일관되게 법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불법·폭력 행위자에 대해서는 현장검거 및 채증자료 등을 분석해 끝까지 추적하고 예외없이 강력하게 사법조치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