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판 "박철민, 비장한 마음으로 제보…고뇌 안보이나"

by권혜미 기자
2021.10.21 17:16:25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국제마피아파와 공생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비장한 마음으로 공익제보한 어떤 젊은이의 고뇌는 정말 전혀 보이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20일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민형배 의원이 이재명 지사의 조폭 유착 의심에 대한 저 김용판의 국감장에서의 질의를 두고 ‘국민의힘 내 공작팀이 만들어 실행했다’는 등의 터무니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것이야말로) 그들이 말하는 망나니 칼춤 추는 행태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원내수석부대표(왼쪽)와 한준호 원내대변인이 19일 오후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 징계안을 제출하기 위해 국회 의안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앞서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의원의 조폭 유착 의심 제기를 두고 “단순 실수가 아니라 전담 조직을 만들어서 기획한 것으로 보여진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제가 보기에는 (국민의힘에) 조작 내지는 공작을 한 팀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불쾌감을 드러내며 “공익제보한 이의 아버지가 새누리당 출신의 시의원 이었다는 이유로 당내 공작팀 가동이란 허위사실 주장은 너무나 얄팍하고 한심하다”면서 “한 때 일탈한 삶을 살았지만, 공인인 아버지와 자신의 실명과 사진을 밝히는 등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비장한 마음으로 공익제보한 어떤 젊은이의 고뇌는 정말 전혀 보이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지사와 국제마피아와의 공생 의혹을 제보한 성남국제마피아 출신 박철민 씨의 부친은 성남시 의회 3선 의원 출신 박용승 씨로 알려졌다.



제보자 박철민씨.(사진=장영하 변호사 블로그)
김 의원은 국감에서 사용된 자료 입수 경위를 다시 한 번 밝히면서 “이번 국감준비를 하던 10월 14일 우연히 조선일보 ‘이슈포청천’ 이라는 유튜브를 보다가 거기에 출연해 이재명 지사에 대해 이런저런 얘길 하는 장영하 변호사를 보고 나서 저의 변호인 선임 인연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거의 2년 만에 전화해 18일에 있을 경기도 국감에 참고할 자료가 있으면 좀 제보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의 제의에 장 변호사가 수락했다고 말하면서 “박철민의 자필진술서 원본과 현금다발 사진을 전해 받고 보좌진들과 자료를 검토 후 그 진정성이 인정되어 그때까지 준비하던 질의 자료 대신 이것을 택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당 지도부엔 이 지사의 조폭유착설을 질의한다고 보고만 했을 뿐이라며 당의 조직적 공작 주장에 대해 부인했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8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조폭 연루설’을 주장하며 공개한 돈다발 사진.(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 18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의원은 장영하 변호사를 통해 박 씨로부터 이 지사에 관한 공익 제보를 받았다면서 박 씨가 직접 작성한 사실확인서와 진술서를 공개했다.

사실확인서엔 이 지사가 2007년 이전부터 국제마피아파 원로 선배분들과 변호사 시절부터 유착관계가 있었다는 내용과 함께 박 씨가 이 지사에게 전달했다고 하는 현금 뭉치 사진도 공개했다.

하지만 해당 돈뭉치 사진은 박씨가 2018년 11월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렌터카 사업과 사채업을 홍보하기 위해 게시한 것이었으며, 이 지사 또한 페이스북을 통해 “무책임한 폭로로 국감장을 허위, 가짜뉴스 생산장으로 만든 김용판 의원은 저에게 가한 음해에 대해 사과하고, 스스로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나길 촉구한다”말한 바 있다.

그러나 20일 장영하 변호사는 현재 수감 중인 박씨를 접견한 뒤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자신의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씨의 사실확인서를 공개했다. 박 씨는 사실확인서에 “돈다발 사진의 돈을 내가 번 것처럼 게시한 이유는 (이 지사에게 현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수중에 큰 돈이 들어와 자랑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적어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