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푸트니크 V 中 위탁 생산…러시아 백신 외교 기회 전망

by성채윤 기자
2021.05.03 17:57:00

中 백신 제조업체와 2억6000만회분 위탁생산 계약 체결
스푸트니크 인식 개선.."수요 증가에 비해 생산 부족"

(이미지출처=AFP)
[이데일리 성채윤 인턴기자] 러시아가 자국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V의 수요가 해외에서 증가하자 중국 업체에 위탁 생산을 맡기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제3국의 백신 배포도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근 수 주동안 3개의 중국 백신 제조업체와 2억6000만회분을 위탁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라스무스 베흐 한센 에어피니티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가 생산 목표를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중국 위탁 생산은 러시아와 중국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윈-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중국 업체들은 스푸트니크 V 위탁생산에 착수하지 않았다.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 티벳 로디올라의 상하이 공장은 9월부터, 화란 바이오는 생산 시작 시기가 불투명하며 선전 위안싱은 이달부터 생산을 시작하나 중국내 판매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의 경제조사 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이모겐 페이지-재럿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인도는 자국내 백신 배포에 집중하고 있으나 세계 나머지 국가들은 백신 공급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러시아에게는 백신 외교의 기회가 왔다고 분석했다.

최근 스푸트니크V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면서 이 백신에 대한 각국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개발 초기에 러시아 백신에 대한 불신이 컸던 것과 달리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이 91%의 예방 효과가 있다는 내용을 공개하면서다. 그러나 증가하고 있는 스푸트니크V 수요에 비해 러시아 국내 생산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백신 개발을 지원한 러시아 직접투자펀드가 한국과 인도, 브라질, 세르비아, 터키,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의 제약사와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했지만 벨로루시와 카자흐스탄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의 생산량은 미비하다고 크렘린궁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