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조작' 이용주 의원, 檢 출석…"국민 속이려 하지 않아"(종합)

by유현욱 기자
2017.07.26 16:49:20

취업 특혜 의혹 조작 제보 ‘부실 검증’ 의혹
"文대통령·준용씨에게 사과" 고개 숙여
"조작 사실 알지 못해…책임질 일은 책임질 것" 강조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 취업 특헤 의혹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 26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 남부지검에 출석한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검찰 조사에 앞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지난 대선 기간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추진단) 단장이었던 이용주(49) 의원이 26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했다. 추진단 보고 체계의 ‘정점’에 있던 이 의원은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서(40·구속) 전 최고위원에게 직접 건네받은 조작된 제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48분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한 이 의원은 먼저 “문재인 대통령과 준용씨에게 이 자리를 빌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소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의 포토라인에 선 이 의원은 “아무것도 모른 채 제보자가 된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올바른 정치를 하라고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분들이 받은 충격에 대해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 의원은 그러나 제보 조작 사실을 몰랐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는 않았다.

이 의원은 “국민을 결코 속이려 하지 않았고 제보 과정에 조작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책임질 일은 분명히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사건이 소상히 밝혀지도록 아는 그대로 말하겠으니 검찰도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한 수사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조작 사실을 언제 알았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청사에 들어섰다.



검찰은 추진단장이던 이 의원이 이 전 최고위원으로부터 받은 제보가 허위임을 알았거나 최소한 허위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의원은 처음 제보를 공개하기 전날인 지난 5월 4일 이 전 최고위원에게서 제보를 직접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 의원을 상대로 이 전 최고위원으로부터 제보를 건네받을 때 주고받은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당 ‘윗선’에 제보 내용을 보고했는지, 제보 공개 결정 과정에 추진단 수석부단장이던 김성호(55) 전 의원과 부단장이던 김인원(55) 변호사와 교감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의원에게)물을 내용이 많아 이 의원이 동의한다면 새벽까지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의원에 대한 조사를 일단락하면 김 전 의원, 김 변호사의 진술을 대조·분석하는 과정을 거친 뒤 이들에 대한 사법 처리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