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급인력 탈출 줄잇나...봉쇄 후 ‘이민’ 검색 400배↑

by김윤지 기자
2022.05.18 16:03:03

엄격한 봉쇄에 불안·분노, 이민 관심↑
“中 기술직 종사자, 특기자 이민 선호”
SCMP “IT 강국 꿈꾸는 시 주석 야망 위협”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중국 정부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 시행 이후 이민에 대한 중국 전문 기술직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1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SCMP는 ‘두뇌 유출’로 인해 과학·정보기술(IT) 강대국을 꿈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계획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봉쇄 중인 상하이(사진=AFP)
SCMP는 중국 이민 컨설턴트들을 인용해 중국 제1 경제도시 상하이가 전면 봉쇄에 돌입한 지난 3월 말 이후 이민에 대한 문의가 눈에 띄게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다수 소셜미디어(SNS)를 총괄하는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 지수에 따르면 ‘이민’이라는 단어의 검색이 직전 달 대비 400배 증가했다.

SCMP는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인 상하이 주민들이 거의 두 달 동안 봉쇄된 채 지내면서 분노와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전문 기술직 사이에서 이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이유를 설명했다.

해외 이민과 유학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베이징 잉중법률사무소의 구오시즈 변호사는 3월 말 이후 관련 문의가 2배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구오 변호사는 “지난 한달 동안 고객이 급증해 주말에도 쉬지 않고 있다”면서 “이날 아침에만 기술직 종사자인 고객들로부터 네 차례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고객들이 미국 EB-1 비자에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중국 부유층들이 선호한 EB-5 비자는 최소 90만 달러(약 11억5000만원)가 요구되는 투자이민 프로그램이다. EB-1 비자는 과학, 예술, 교육, 체육 등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이들에게 발급되는 일종의 특기자 이민이다.

구오 변호사는 “고객 중에는 화웨이와 같은 대형 IT 기업의 엔지니어, IT기업 경영진, 바이오 기업 임원들도 있다”면서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향후 수입과 자신의 경력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미 이민을 지원하는 국제 컨설팅 회사 페임드 스타 그룹의 광저우 사무소 잭 호 대표는 “지난 3월 말 이후 EB-1 비자에 대한 문의가 전년 동기보다 60~70% 늘어났다”고 말했다. 호 대표는 봉쇄가 가져온 경제적, 심리적 위축으로 전문직들이 이민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젊은 인재들이 EB-1 비자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SCMP는 “이민 문의 급증이 실질적으로 인재 이탈을 가져올지는 지켜봐야겠으나, 기술 경쟁에서 미국을 무너뜨리겠다는 중국의 계획을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