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코로나 블루 고통, 자살예방 선제적 대처 나서야"

by이진철 기자
2020.11.30 16:00:24

제3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 주재
일반국민, 취약계층, 고위험군 3단계 세분화 맞춤형 대책
"하루에 한명 안부묻기, 주변 살피는 작은 배려 실천"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3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19가 가져올 후폭풍이 어느 정도나 될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90년대 말의 외환위기, 2000년대 초의 카드대란 직후에 이미 우리는 자살률 급증현상을 경험했었던 만큼 지금부터 자살예방을 위한 선제적 대처에 나서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자살예방정책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정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에서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자살위험을 일반 국민, 취약계층, 고위험군 등 3단계로 세분화하고 대상별로 맞춤형 대책을 마련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 총리는 “먼저, 코로나 블루로 고통받고 계신 국민들께서 간편하게 자신의 마음건강 상태를 검사받고 치료 받을 수 있는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비대면 자가진단을 보편화하고, 언제라도 마음의 문제를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상담 인력과 대응체계를 대폭 확충한다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최근 들어 20·30대 여성과 학생의 자살이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 민감하게 영향받는 젊은 세대의 자살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대응 노력을 한층 강화해야 하겠다”고 언급했다.



정 총리는 “20·30대 여성의 경우 일자리 상실, 우울과 고립감 심화, 돌봄 부담 등 현실에서 겪는 어려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심리적 안전망을 촘촘하게 갖추고 필요한 도움을 제때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보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코로나19로 두 학기 연속 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우리 학생들은 학업과 친구관계 모두에서 큰 상실감을 겪고 있다”면서 “정부와 사회 모두가 함께 나서 학생들의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아 주어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과 학교에서 학생의 발달단계에 맞는 생명존중 교육을 강화하고, 정신건강 위기학생에 대한 전문가의 상담과 치료비 지원도 더욱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총리는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는 재난이 닥치면 심리적으로 더욱 위축되기 쉽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더라도 필수적 돌봄서비스에는 공백이 없도록 세심히 배려하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우울감이 최소화되도록 다양한 서비스 지원방안을 추가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살시도자와 같은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국가 또는 사회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면서 “더 이상 극단적 선택의 길로 내몰리지 않도록 지속적인 상담과 지원을 통해 촘촘한 관리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선 현장의 자살예방 전담인력도 지속 확충하고, 유해화학물질 등 자살수단에 대한 관리도 보다 체계화하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정 총리는 “자살은 우리 사회 모두의 노력이 모아질 때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적 연대와 협력으로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재난에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고 있듯이, 자살문제 역시 따뜻한 관심과 배려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서는 ‘하루에 한 명 안부 묻기’와 같이 주변을 살피는 작은 배려를 실천해 주시면 고맙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