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권, 임기 끝나가는 CEO 운명은

by유은실 기자
2022.11.28 17:20:16

내달 금융지주 보험사 CEO 3명 임기 만료
신한라이프·KB손보·NH농협생명, 연임 전망 엇갈려
금융권 인사 태풍 지속...삼성생명 내달 발표 예상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연말 인사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보험권 임기 만료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 여부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적·평가 그리고 대내외 환경 등을 기반으로 인사가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회사별 연임 또는 교체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신한라이프·KB손해보험·NH농협생명)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 ‘연임’이냐 ‘영전’이냐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말 금융지주회사 보험계열사 CEO 3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임기 12월 만료에 따라 인사 대상에 오른 CEO는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 김인태 NH농협생명 사장이다. 금융지주 중 가장 먼저 인사 발표가 날 것으로 보이는 곳은 신한라이프다. 신한금융그룹은 이르면 이주 신한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자군(숏리스트)을 정하고 이후 1~2주 내로 차기 회장을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회장이 확정된 이후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가 열리면, 차기 신한라이프 사장의 이름도 공개될 예정이다. 내부에선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3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의 거취도 빠르면 2~3주 내로 발표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한라이프 안팎 관계자들은 성대규 사장의 ‘연임 가능성’과 ‘영전 가능성’을 모두 열어뒀다. 1967년생인 성대규 사장이 상대적으로 젊은 CEO인데다 내년 보험업권 환경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인사 방점을 ‘안정’에 찍을 수 있다는 평가다. 최근 내부 평가 회의에선 신한라이프 차기 사장의 과제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이 꼽힌 것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2018년도에 취임한 성 사장이 금융권 기본임기(2+1)를 넘어 이미 4년 만근을 채웠다는 점, 신한금융 내에서 부회장직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 등을 보면, 지주 부회장으로 승진 이동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성대규 사장이 금융위원회에 오랫동안 몸을 담아왔고 이후 신한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금융당국의 주요 인맥을 신한지주와 연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주 입장에서 성대규 사장에 대한 평가가 높은 주효한 이유 중 하나”라며 “최근 평가 회의에서도 (성대규 사장 거취에 대한) 여러 가능성들이 나왔는데, 부회장직 신설 확 정시 지주 부회장으로 영전할 가능성과 연임 가능성 모두 언급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최근엔 보험업계에 자본조달 문제가 부상했다”며 “내년 자본성 증권 콜옵션, 저축성보험 등 1조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해,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 인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기환 KB손보 사장 ‘연임 유력’…김인태 사장은 ‘글쎄’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도 현재는 연임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근거는 ‘실적’과 ‘지주와의 관계’다. 금융권 ‘재무통’으로 꼽히는 김기환 대표가 지난해 취임한 이후 KB손보는 호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93.4% 증가한 5207억원을 기록했다. 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게다가 앞서 3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내년에 끝난다는 것도 이유를 보태고 있다. 윤 회장 임기가 1년 남은 상태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대표를 굳이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김인태 NH농협생명 사장의 연임에는 ‘물음표’가 찍혔다. 김인태 사장은 올해 말 기준으로 임기 2년을 모두 채웠는데, 농협생명 전 CEO들이 모두 연임 없이 2년 임기만 채우고 자리를 떠났다. 특히 ‘위기 관리 능력’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론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긴 했지만, 순자산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변한 금융환경 전망과 대응에 있어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교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상태다.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 거취 내달 발표될 듯

내년 3월 삼성생명(전영묵 대표), 한화생명(여승주 사장), 교보생명(신창재 회장), 미래에셋생명(변재상·김재식 사장), 현대해상(조용일 사장) 등 주요 보험사 5곳의 수장들도 줄줄이 임기 만료를 맞는다. 특히 삼성금융 계열사는 삼성그룹 차원에서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는 만큼, 12월 안에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은 지난 2020년 3월 대표로 선임된 이후 임기 3년을 모두 채웠다.

삼성의 사장단 인사는 매년 ‘썰’이 무성하기 때문에 인사 방향 예측이 어렵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삼성 금융계열사 내부에서는 이미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이나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이 차기 삼성생명 사장으로 올 수 있다는 소문이 한번 돈 것으로 전해진다. 타 금융계열사 전략영업본부장 등도 한 번씩 거론될 정도로 이야기가 무성하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한 이후 처음 발표되는 인사인 만큼 변화의 폭이 크고 발표 일정도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이르면 내달 초에 사장단 인사가 발표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 금융계열사 내부 관계자는 “인사 쪽에 이야기를 들어보면 과거에는 당일에 발표 내용이 변경된 사례도 있어서, 인사 향방을 정확하게 예상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도 “금융 계열사 인사는 그룹 이슈와 뗄 수가 없는데, 이재용 회장이 자리에 오르고 처음 나는 인사인 데다 큰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라 교체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