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비판에 침묵 文대통령…朴의장 “공직자 자세 중요하다” 尹·崔 겨냥(종합)

by김영환 기자
2021.06.30 16:57:47

文대통령, 靑상춘재서 헌법기관장 초청 오찬 간담회
"우리나라 위상과 역할 높아졌다는 것 확연히 느꼈다"
박병석 의장 "기관장 처신 문제, 공직사회 영향 주지 말아야"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헌법기관장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최근 한미 정상회담과 최근 유럽3개국 순방 결과를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고위 공직자로 근무하다가 내년 대선에 출마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겨냥한 듯한 발언이 나왔다. 다만 문 대통령은 침묵을 지켰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헌법기관장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며 김부겸 국무총리와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과 역할이 높아졌다는 것을 확연히 느꼈다”라며 “취임 초 무렵에는 우리나라가 촛불집회를 통해 대단히 평화적이고 문화적인 방법으로 아무런 물리적 충돌이나 폭력사태 없이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정권교체 된 사실에 대해 세계 각국이 아주 경탄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과 주요 헌법기관장들 간의 간담회는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이다.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김부겸 국무총리가 참석했고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재판 일정으로 불참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헌법기관장들의 적극적인 대외 외교활동을 주문했다. 특히 김부겸 총리와의 외교 역할 분담 아이디어도 냈다. 문 대통령은 “유럽 국가의 경우 국왕이나 대통령, 총리가 외교 활동을 분담하고 있는데 우리에게도 그러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면서 “공식환영식과 오·만찬은 국왕이나 대통령이, 실무적인 정상회담은 총리가 하는 방식을 참고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는 야권 대선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을 조준한 듯한 발언도 나왔다. 박 의장은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 대선에 빨려들어가서 국회나 행정부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기관장들의 처신 문제가 우리 공직자 사회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전날(29일) 윤 전 총장이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고 “이 정권은 권력을 사유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해 계속 국민을 약탈하려 한다”고 강도높게 비판한 바 있어 양자간 긴장감이 조성됐다. 문 대통령은 추가로 발언을 덧붙이지 않았고, 청와대 역시 “입장이 없다”며 대응을 자제했다.

한편 박 의장은 김 총리를 향해 여야협치를 당부했다. 박 의장은 “앞으로도 중요한 사안 등이 있으면 국회와 사전에 꼭 협의를 해주시고 야당에 관해서도 성의있는 설명을 꼭 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김 총리는 “대선 국면으로 들어가면 결국은 여야가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이나 법안 문제가 있을 때 여야 공히 아주 진지하게 설명드리도록 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