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비 3만원 제한 폐지해야” 권익위, 자영업자 간담회 진행

by윤정훈 기자
2023.11.16 16:24:35

권익위, 김영란법 식사비 상향 검토 위한 현장 간담회 진행
한국외식업중앙회 “20년간 같은 가격 말안돼...폐지해야” 목소리
한정식·일식집 사라지고 배달음식 등 가게만 우후죽순
20년간 최저임금 320% 인상...3만원 식비 현실성 떨어져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주변에 고급 한정식이나 일식집을 하던 분들이 경기가 어려워서 국밥집으로 전향하고 있다.”

이순득 한국외식업중앙회 울산지회장은 16일 ‘국민권익위원회·한국외식업중앙회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권익위는 고공행진하고 있는 외식물가에 맞춰 현행 청탁금지법(김영란법)에 따라 공무원 등의 1회 식사비 한도인 3만원을 상향하는 안을 놓고 민심을 청취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총 80만명의 회원이 속해있는 단체다.

김홍일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16일 서울 중구 한국외식업중앙회 중앙교육원에서 청탁금지법상 음식물 가액범위 조정과 관련해 열린 외식업 이해관계단체 및 종사자 현장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스1)
이날 서울 중구 한국외식업중앙회 중앙교육원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권익위에서 김홍일 위원장과 정승윤 부위원장, 안준호 부패방지국장, 김광석 청탁금지제도과장이 참석했고 외식업중앙회에서는 정광식 회장과 신정철 사무총장 등 15명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청탁금지법은 지난 7년간 공직사회나 사회 전반의 부정청탁 문화가 없어지는데 기여했다”며 “2003년 공무원 행동강령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식사비 한도가 물가 상승을 반영하지 못해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이 있어서 이자리를 마련했다”고 모두발언을 통해 발표했다.

부산에서 25년간 횟집을 운영했다는 강인중 지회장은 “농축수산물은 명절 20만~30만원까지 되는데 밥먹는 걸 20년간 같은 가격에 묶어두는 것은 장사하지 말라는 얘기”라며 “5만원이든 10만원이든 이번에 가격이 정해지면 물가에 연동해서 바꿀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경기도에서 42년간 장사를 했다는 정해균 지회장은 “단체손님 위주로 가게를 운영하다가 힘들어서 이제는 배달 중심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며 “외식업계의 목소리를 듣고 제도를 철폐하거나 인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홍근 강서 지회장은 “30명 이상 갈수 있는 대형 식당은 코로나를 못이겨내고 70~80%가 사라졌다”며 “소주값도 2000원 하던게 이제 5000원하는 시대인데 식비 3만원인 김영란법은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8일 서울 소재 유통매장에서 소주가 판매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중식당을 운영하는 김철진 강북 지회장은 “지금은 지원금도 안나와서 코로나 때보다 훨씬 힘들다”며 “공직자들이 회식을 해야하는데 3만원 한도 맞추기가 어려워서 쉽지 않다”고 현실을 토로했다.

권익위도 2003년부터 시행된 ‘공무원 청렴유지 등을 위한 행동강령’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현재 식비의 현실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자료와 여론을 경청할 전망이다. 실제 20년전 대비 최저임금은 2275원에서 9620원으로 320%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지수도 지난 9월과 2003년 9월을 비교하면 61.6% 올랐다.

이에 권익위는 자영업자의 입장을 십분 공감하지만 국민 법감정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인상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서울외에 지방을 돌며 식자재업체, 소비자단체 등 여러 업계의 목소리를 들을 계획이다.

정광식 외식업협회장은 “K푸드 세계화 등을 위해서는 차별화된 음식, 음식 고급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는 수많은 소상공인이 시장에 싼물건을 사다가 싸게팔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법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 여론의 70% 이상이 청탁금지법이 긍정적인 작용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식사비 상향이 물가상승을 부추길 수도 있는만큼 다양한 업계 의견을 반영해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