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투자, 혁신성과 시장성에 주목하라”

by송영두 기자
2021.04.20 15:24:28

[바이오 VC 인터뷰]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이승우 바이오 투자 총괄
혁신성 없다면 상업화 성공해도 기업가치 낮아
신약개발 트렌드 잘 읽어야 성공적 투자 될 수 있어

이승우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바이오 총괄 이사.(사진=블루포인트파트너스)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유망 바이오 기업 옥석을 가리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경영진 및 최대 주주들의 정보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혁신성과 시장성’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이데일리와 만난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바이오 투자 총괄 심사역 이승우 이사는 혁신적인 원천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들을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원천기술을 오랫동안 연구해왔고, 항암제, 뇌 질환 등 안정적인 시장 확보가 가능한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들은 한국에서 투자받기 좋은 구조를 갖춘 기업”이라면서도 “하지만 혁신성이 없다면 상업화에 성공해도 기업가치는 낮을 수 밖에 없다. 최근에는 기관투자자들뿐만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유가 있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가 2년 전 투자했던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 역시 혁신성에 반해 투자가 진행된 사례다. 그는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의 경우 다중표적 단백질 의약품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이라며 “투자 당시 해당 개념의 기술로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이 없었다. 세상에 없는 새로운 기술이 흥미로웠고 최근에는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높은 관심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오벤처 기업의 게임체인저 기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바이오벤처만이 할 수 있고, 결국 그 혁신성이 큰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이사가 투자했던 바이오벤처 기업 스페클립스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벤처스가 투자했고, 올해 초 체외진단 기업 미코바이오메드를 보유한 미코그룹이 약 400억원에 전격 인수했다. 스페클립스는 세계 최초 레이저 유도 플라즈마 분광 및 인공지능(AI) 기반 암 진단분석 기업으로, 글로벌 톱 수준의 혁신적인 기술력을 갖춘 회사로 평가받는다. 이 이사는 스페클립스 투자로 약 20배 차익을 실현했다.



그는 “국내 전통제약사나 글로벌 제약사는 내부적으로 도전적인 과제를 하기 힘들다. 대신 그들은 새로운 원천기술을 보유한 바이오벤처 지분투자 및 M&A(인수합병) 방식으로 기술에 대한 권리를 획득한다”며 “대형 제약사들의 투자는 가능성과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기술적 혁신성에 관심을 두고 바이오 기업을 선별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 신약기술로 엑소좀 기반 약물전달기술을 꼽았다. 이 이사는 “유전자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유전자치료제가 체내에서 워킹을 한다는 것이 검증됐다. 하지만 이를 체내에 운반하는 캐리어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그런 점에서 세계적으로 엑소좀(세포간 신호전달물질)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엘솔란스바이오사이언스가 어떤 종류의 엑소좀이든 원하는 물질을 탑재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는 투자자들이 현명한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신약개발 트렌드를 잘 파악하고 미국 시장과 연계된 기업들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개인 투자자의 경우 최근 국내외에서 관심받고 있는 분야를 찾아봐야 한다. 지난해에는 진단키트 분야가 뜨거웠다면, 올해는 엑소좀 등 다양한 분야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런 트렌드를 읽어야 한다”며 “국내 기업들이 내는 자료는 임상 등 장기적인 가치가 있는 내용이다 보니 참고만 하되 큰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된다. 미국이 의약품 시장을 리딩하고 있는 만큼 미 바이오 헬스케어 섹터 증시 흐름과 이를 레퍼런스로 삼고 있는 국내 기업들을 체크해보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