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 전화·문자 모두 증가..갈수록 교묘해져

by이재운 기자
2019.09.26 16:12:39

방통위-KISA, 상반기 스팸 현황 공개
이메일은 다소 감소..필터링 난이도 ↑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스팸’ 문자와 전화, 메일이 모두 날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올해 상반기 휴대전화 및 이메일 스팸의 발송량, 수신량, 스팸 차단서비스 차단율 등 스팸 관련 현황을 조사한 ‘2019년 상반기 스팸 유통현황’을 발표했다.

스팸 유통현황 조사결과는 ‘공공데이터포털’에 게재하는 공공 데이터로, 사업자의 자발적 스팸 감축 노력을 유도하고 국민의 알 권리 증진을 위해 2012년부터 매년 2회 발표하고 있다.

올 상반기 스팸 유통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휴대전화 음성스팸은 60만건(7%), 휴대전화 문자스팸은 96만건(17%) 증가했다.

음성스팸증가는 불법대출 스팸이 108만건(68%)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이고, 문자스팸은 도박 스팸이 59만건(25%), 불법대출스팸이 16만건(28%)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또 문자스팸 중 546만건(83.2%)이 대량문자발송서비스를 통해 발송됐다. 이메일 스팸은 1622만건(44%) 감소했는데, 이는 한국과 중국 양기관간 협력에 따라 중국발(發) 스팸이 대폭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파악됐다.

음성 스팸의 경우 인터넷전화(48.1%)를 통한 발송이, 문자메시지는 대량문자 발송서비스(83.2%)가, 이메일은 KT(34.6%)에서 발송된 비중이 가장 높았다.



방통위/KISA 제공
국민 1인당 1일 평균 스팸 수신량은 0.53건으로, 휴대전화 음성스팸(0.06→0.07건)과 문자스팸(0.03→0.07건)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증가했으나 이메일 스팸(0.40→0.39건)은 감소했다. 또 도박스팸은 다수의 번호를 사용하면서 스팸내용(업체명등)을 교묘히 변경해 가며 발송하는 방식을 통해 통신사의 필터링 및 KISA 차단 시스템을 우회함에 따라 차단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주식 권유나 대출 광고 수신도 늘었다.

방통위와 KISA는 이번 스팸 유통현황 분석을 통해, 인터넷전화서비스를 통한 불법대출 음성스팸의 증가와, 대량문자발송서비스를 통한 도박 관련 문자스팸의 증가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스팸 유통현황 분석결과를 토대로 불법스팸 대응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대출사기, 도박중독 등 국민의 2차 피해(사회적·경제적)로 이어질 수 있는 불법대출·도박 스팸 발송량이 급증함에 따라 관련 규제기관(한국마사회,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금융감독원 등)과 스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스팸 기반 범죄를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대량문자발송서비스를 통한 스팸이 계속해서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스팸 신고가 많이 접수된 사업자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강화하여 스팸 감축을 유도해나갈 방침이다.

나아가 스팸 메시지가 지능화되어 스팸 차단시스템을 우회하는 것에 대응하고자, 빅데이터 분석 및 탐지·차단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등 스팸 차단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예정이다.

최성호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스팸이 단순히 불편을 끼치는 광고성 정보를 넘어 사기, 도박 등 범죄 수단으로 악용되는 현상이 확대되고 있어 각별한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빅데이터 분석과 데이터 개방을 통해 국민의 더 큰 2차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계기관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