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박지원, 첫 상견례서 야권통합 놓고 신경전

by선상원 기자
2016.08.29 17:39:56

추미애 “김대중 대통령 유언처럼 통합해야 힘이 생긴다”
박지원 “처음부터 한방 먹이네”… 정권 견제하자며 공조 제안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추미애 신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첫 상견례 자리에서 야권통합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을 방문한 추 대표를 반갑게 맞아 “우리는 얘기를 하지 않아도 눈빛만 보면 서로 마음을 읽는 사이이다. 박근혜 정권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은 돕고 야당으로서 견제할 건 견제하면서 함께하자”며 야권 공조를 제안했다.

추 대표는 “경륜이 높고 지략이 돋보이는 박 위원장이 21년 전에 김대중 총재를 돕기 위해 입당하던 때를 마치 어제 일처럼 회상하면서 제가 대표 된 것을 축하해주니 감회가 무량하다”며 화답한 뒤 “김대중 대통령의 마지막 유언이 꼭 통합하라는 말씀인데, 통합해야만 힘이 생기고 통합해야만 국민에 대해 책임을 다 할 수 있다”고 대선승리를 위한 야권통합을 역제안했다.

추 대표는 이어 “김대중 대통령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읽을 줄 아는 박 위원장이 있는 만큼 꼭 통합해서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 장정이 시작돼야 할 것”이라며 “집 나간 며느리도 되돌아오게 하는 가을 전어처럼 당을 통통하게 살 찌우겠다고 약속했다. 저를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것도 그런 맘도 담겨있다고 생각한다”며 야권통합에 선을 긋고 있는 박 위원장의 아픈 곳을 찔렀다.



거듭된 야권통합 제안에 박 위원장은 “처음부터 한방 먹이는데”라며 웃어넘겼다. 두 대표는 이후 비공개 회동을 갖고 서별관회의 청문회 등 현안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박 위원장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야 3당 원내대표들이 합의했던 8가지 중 4가지를 얘기했다. 어버이연합 청문회와 새누리당에서 요구하는 통신비밀보호법, 서비스산업발전법, 스크린도어 청문회(구의역 사고) 모두 상정해서 국회 내에서 토론하자는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사드배치 반대 당론 채택과 관련해서는 추 대표가 당론 결정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박 위원장은 “추 대표가 알아서 할 거다. 당론을 반대로 확실하게, 천군만마니까 업어줘도 시원찮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