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홍준표' 사면되나…與, 긍정적 검토에 뿔난 李·洪 "장난치나"(종합)

by이상원 기자
2023.10.27 19:28:54

與혁신위 1호 혁신안으로 '대사면' 제안
與지도부 호의적 반응…수용 가닥
윤재옥 "최고위서 논의할 것"
이준석 "사태 악화" 홍준표 "사면 안 바라"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1호 혁신안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힌 ‘대사면’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에 대한 사면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준석(왼쪽) 전 국민의힘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사진=뉴스1)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27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통합이라는 기치 아래 대사면은 적절한 혁신안으로 보았다”며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경진 혁신위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내부적으로 다양한 안건 제안이 있었지만 대부분 당내 화합과 통합을 위한 대사면을 1호 안건으로 삼자는 의견이 있었다”며 “대사면을 1호 안건으로 넣고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사면’을 통해 징계 해제를 논의할 대상은 당원권 1년 6개월 정지를 받은 이 전 대표를 포함해 당원권 정지 10개월을 받은 홍 시장, 당원권 정지 1년을 받은 김재원 최고위원 등이다.

당 지도부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반응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최고위원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도부 관계자는 “통합과 대사면 자체를 좋게 평가한다”며 “최고위원들의 의결을 거쳐 결정될 것인데 (혁신안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1호 혁신안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친윤(親윤석열)계 의원은 “혁신위가 통합으로 제시한 ‘대사면’은 김 대표가 주장하는 연포탕(연대·포용·화합)과 같은 맥락”이라며 “지지층을 넘어 중도층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출마하려는 곳이 노원이지 않느냐. 이 전 대표가 당에 왜 세게 비판을 하는지 우리도 이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없는 것이 아니다”라며 “저렇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어서 그런 측면도 있다. 그런 부분에서 대사면은 좋은 혁신안이라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런 식의 접근은 사태를 악화시킨다”며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있었던 무리한 일들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반성하도록 하는 게 혁신위의 일이지, 우격다짐으로 아량이라도 베푸는 것이냐”고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이어 그는 “저는 이런 혁신위의 생각에 반대한다. 재론치 않았으면 좋겠다”며 “권력의 횡포를 지적하는 좀 더 근본적인 것을 하시라”고 했다.

홍 시장 또한 반발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사면은 바라지 않는다”며 “해촉도 징계도 모두 수용했고 모욕도 감내했다”며 “김기현 지도부와 손절한 지 오래다. 총선 출마할 것도 아니고 총선 관여할 생각 또한 추호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시장은 “총선 출마할 사람들에 끼워서 그런 장난치지 마라”며 “총선까지 배제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총선 후 바뀐 정치지형과 새롭게 정치 시작하면 된다. 니들끼리 총선 잘하라”고 했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이 전 대표 내년 1월 7일에 이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종료된다”며 “총선 전에 당에 와서 활동을 같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홍 시장에 대해서도 “사면의 결이 다르긴 하지만 당이 하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데 있어선 다양하게 논의할 수 있는 사안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인요한 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혁신위원들이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첫 회의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