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vs 안철수…野 단일화 놓고 다시 ‘기싸움’
by박태진 기자
2021.12.07 16:30:34
김종인 “尹 단일후보 되도록 해줘야”
대선 포기 압박…종로 보선 대안 고려중
안철수 맞불…“내가 단일후보로 압도적 정권교체”
“安, 중도층 표심 반영…金, 선대위 이끌어 다행”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를 90여일 앞두고 야권 단일화가 연일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제3지대 단일화가 언급된 데 이어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안 후보의 사퇴를 거론하면서 보수 야권 단일화도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 지난 4월 8일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 되자 당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
|
김 위원장은 지난 6일 CBS 라디오에서 안 후보를 향해 “본인이 정권교체를 위해서 뭐든지 하겠다고 얘기를 했기 때문에 정권교체를 위한 길을 택해 주시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대선) 포기는 본인의 결단에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윤 후보가 단일화 후보가 될 수 있도록 해 주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당시 안 후보를 향해 야권 단일화를 압박했던 김 위원장이 선대위 공식 업무 첫날 안 후보의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읽힌다.
또 정권교체를 위해 지지율이 높은 윤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가 돼야 한다는 게 김 위원장의 주장이다.
김 위원장 측은 대신 내년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는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대안으로 마련해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안 후보의 입장은 단호하다. 단일화 없이 대선을 완주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위원장의 사퇴 요구가 만 하루가 지났음에도 아무런 입장을 내고 있지 않다. 안 후보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윤 후보와의 단일화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제가 야권의 대표 선수로 뛴다면 압도적 정권교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가 양보한다면 자신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로, 오히려 윤 후보의 사퇴를 압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4월 재·보궐선거 이후 8개월 만에 김 위원장과 안 후보의 신경전이 또 다시 시작된 모습이다. 안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3~5%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1월 29일부터 12월 3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3054명을 대상으로 대선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안 후보는 3.8%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포인트다.
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을 물은 결과, 안 후보는 3.2%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이상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여론 조사상이지만 한 표가 아까운 상황에서 3~5%대 지지율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안 후보의 지지율은 안 후보와 국민의당 지지층 뿐 아니라 일부 중도층 표심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그 표를 흡수하기 위해선 단일화 문제를 잘 매듭지어야 한다”면서 “안 후보를 잘 알고 있는 김종인 위원장이 선대위를 이끌게 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