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지원에 은행 뭉쳤다…6조원대 유동성 공급

by이명철 기자
2023.07.10 19:43:58

5대 은행·산은·기은, 새마을금고와 RP 매입 계약
채권 등 담보로 맡고 자금 맡겨…예금 이탈 대응

서울 시내 한 새마을금고 지점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새마을금고의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범은행권이 나선다.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담보 성격으로 수조원대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과 산업은행·기업은행 등 7곳은 최근 새마을금고와 RP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은행은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적게는 5000억원에서 최대 2조원 규모의 규모의 RP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약 6조2000억원의 자금이 새마을금고에 지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이 새마을금고가 보유한 국고채·통화안정증권채권(통안채) 등을 RP 매입이라는 형태로 담보격으로 받고 사실상 자금을 지원하고, 새마을금고는 이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는 대신 유동성을 확보하는 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장 새마을금고 유동성 위기가 발생했다기보다는 (최근 우려에 따른) 고객 예금 인출 사태 등에 대응해 단기적인 유동성 관리를 지원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지금까지 금융권에서 특정 금융사에 대해 다른 금융권이 공동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사례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금융당국이 지난 7일 은행권에 “새마을금고 단기 유동성 지원에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는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은행권의 유동성 지원과 더불어 새마을금고 예금 이탈 속도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고위 당국자들이 “안심해도 좋다. 정부를 믿어달라”는 메시지를 내고 재예치 시 이자 복원 등 대책이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새마을금고 예금 이탈이) 많이 안정세로 들어선 거 같다”며 “완전 안정화는 아니지만 주말이 지나면서 중화된 정도로 이번주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주를 사태 조기 진화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대응해나갈 방침이다.

이날부터 행정안전부·금융위원회·기획재정부·한국은행·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 실무자들로 구성된 ‘범정부 새마을금고 실무 지원단’이 가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새마을금고중앙회에 상주 근무하며 비상 대응 체계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국은행도 새마을금고중앙회 자금 조달이 시장에서 어려움이 없도록 시중 유동성을 관리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