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日 롯데홀딩스 주총 복귀…'형제간 분쟁' 마무리 수순

by함지현 기자
2019.06.24 15:57:51

신동주, 사실상 백기…호시탐탐 경영 복귀 노리지만 '난망'
한일 법원 '해임 정당' 판결…경영 능력 없음 방증
신동빈, 호텔롯데 상장 위한 주주 친화정책 제시 '관심'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 처음으로 오는 26일 열리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다.

이번 주총 과정에서 수년간 이어진 롯데가(家) 형제간 분쟁은 마무리 수순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이미 수차례의 주총에서 힘을 얻지 못했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이번 주총에서는 신 회장에 대한 해임안을 포기하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안건으로 ‘신동주의 이사 선임 건’을 제안했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했던 신 회장에 대한 해임안 카드는 꺼내 들지 않았다. 신 회장에 대해 지속적으로 시도해 온 ‘화해 제안’의 연장이라는 게 신 전 부회장 측 설명이다.

하지만 그동안 신 전 부회장의 행보로 봤을 때 경영복귀 시도는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신 전 부회장은 앞서 5차례에 걸친 주총을 통해 현 경영진을 해임하고 본인을 포함한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해야 한다는 제안을 해왔다. 그러나 현 경영진과 주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며 번번이 패했다. 특히 지난해 6월에는 신 회장의 구속을 틈타 이같은 시도를 했지만 이 역시 무위로 돌아갔다.

반면 신 회장은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것을 계기로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했었지만, 경영 복귀 후 이사회를 통해 즉각 대표이사로 재취임하면서 입지를 확인했다.



신 전 부회장이 최근 자필편지를 비롯, 여러가지 제스처를 통해 화해 시도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신 회장의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도 원하는 결과물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한일 양국 대법원에서 신 전 부회장에 대한 롯데홀딩스의 해임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경영 능력이 없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지분을 50%+1주 갖고 있긴 하지만 추가적인 변수를 만들어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신 회장은 이번 주총을 계기로 한일 롯데를 아우르는 ‘원 롯데’의 입지를 공고히 하며 남아있는 숙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한국에서 추진하다 무산된 호텔롯데의 상장과 연관이 있는 조치가 제시될지 주목하고 있다. 롯데홀딩스의 호텔롯데 지분 희석과 관련, 일본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친화 정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호텔롯데의 지분은 일본 롯데홀딩스(19.07%)와 광윤사(5.45%), 여러 개의 L투자회사 등 일본계 지분율이 99%에 달한다. 이 지분을 희석해야 일본계 회사라는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복잡한 지배구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신 회장의 생각이다.

단,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회장이 이번 주주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주총이 끝나고 나면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간단한 입장을 낼 수 있지만 아직 어떤 안건이 올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