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집회 지지 굳건…이나영 "이용수 할머니 비난 멈춰달라"

by손의연 기자
2020.05.27 14:57:53

'이용수 할머니 2차 회견' 후 정기 수요집회
지지자들 "피해자 인권 회복될 때까지 멈추지 않아"
이나영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비난, 공격 말아달라"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 다음날인 27일 정기 수요집회가 예정대로 열렸다. 이날 집회에선 연이은 의혹 제기로 위기를 맞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편에서는 정의연 해체를 요구하는 반대집회 목소리도 거셌다.

27일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는 27일 낮 12시 서울시 종로구 수송동 평화의 소녀상 옆에서 제1441차 수요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집회 현장에는 150여명의 참가자가 몰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아물지 않은 상처! 정의연을 응원합니다’, ‘수요시위는 평화의 상징입니다’, ‘전쟁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자!’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자리를 지켰다.

지난 7일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이후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전 정의연 이사장)과 정의연에 대한 시민단체의 고발이 이어졌다. 지난 20일과 21일에는 검찰이 정의연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지난 수요시위 직후인 20일 오후 5시부터 검찰이 정의연 사무실과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 대해 12시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라며 “20일 오전엔 몸이 편치 않으신 길원옥 할머니께서 계시는 마포 쉼터에도 들이닥쳤다”라고 울먹였다.

이어 “외부회계 검증 절차를 추진하며 감사 자료를 준비하는 중이었고 쉼터 자료를 임의 제출 하기로 검찰과 협의한 후라 슬픔과 서글픔을 이루 말할 수 없다”라면서 “정의연은 화살처럼 쏟아지는 언론의 각종 의혹 제기에도 성실하게 답하려 노력해왔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비난과 공격을 삼가달라고 특히 당부했다. 이 이사장은 “단독 이름으로 왜곡과 짜깁기, 편파 보도를 하고 SNS엔 가짜뉴스와 막말이 넘친다”라며 “(이용수 할머니를 비난하는 것은) 운동의 근본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서 윤 당선인에 대한 언급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정의연이 그간 해온 활동을 되새기며 향후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과 피해자들의 인권 실현을 위한 연대를 굳건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는 “이번 사안은 피해자의 입을 통해 나왔기 때문에 정의연에 대한 지지가 움츠러드는 효과를 가져왔다”며 “하지만 우리는 비판과 지지, 응원을 모아가며 발전할 것이고 오히려 반동을 통해 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연대발언 참가자는 “정의연은 회계 전문 단체가 아니라 일제시대 피해자들 문제를 정의롭게 해결하기 위한 단체”라며 “부분적인 문제로 본질을 흐리는 데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발언 후 참가자들은 “수요시위는 피해자 할머니 명예 인권 회복 회복될때까지 멈추지 않겠다”는 구호를 외쳤다.

김민주 평화나비네트워크 서울 대표는 “당신들이 기사에서 말하고 있는 피해자 중심주의는 피해자를 부정하는 행동”이라며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함부로 재단하고 평가하지 말라. 더이상 피해자 중심주의라는 언어를 오용하지 말라”고 외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자유대한호국단, 엄마부대, 반일동상진실규명공대위 등 단체는 수요집회 인근 현장에서 윤미향 당선인 사퇴 촉구 집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