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과 시장을 만들자”..국책연구소 총출동 ‘양자정보통신포럼’ 창립(종합)

by김현아 기자
2019.06.17 17:40:10

김명준 ETRI 원장 "출연연 함께 논의하는 표준 필요"
박정호 SKT 사장 "양자관련 초기 시장 지원 필요"
김성태, 변재일 의원 "국회 차원 입법" 약속
미국 허드슨연구소 아서 허먼 박사 초청 특별강연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미래 산업의 핵심 기반기술인 양자정보통신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양자정보통신포럼’이 17일 만들어졌다.

이 포럼은 김성태(자유한국당·비례) 의원과 변재일(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위원장을 맡고, 정보통신기획평가원·한국전자통신연구원·한국정보화진흥원·한국과학기술연구원·한국표준과학연구원·국가보안연구소·고등과학원·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한국IT융합연구원 등 9개 국책연구소나 전문협단체 원장과 협회장이 운영위원으로 참가한다.

산하에 연구개발전문위원회, 인력전문위원회, 산업기반조성위원회 등 3개 전문위원회를 두고 연구개발과 인력양성, 산업기반조성과 입법에 나서기로 했다.

양자암호, 양자센싱, 양자컴퓨터 등 양자(퀀텀)를 기반으로 한 산업규모가 2035년이면 약 400조 원으로 현재의 반도체 시장 규모에 근접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산학연관이 모인 ‘양자정보통신포럼’이 만들어진 것이다.

특히 포럼은 지난해 146억 원, 올해 236억 원에 불과한 양자기술 관련 정부 예산을 늘리고 다양한 실증 사업과 표준화 활동을 지원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12월 국가양자이니셔티브법(NQI)이 통과돼 백악관 중심의 조정기구가 설치됐고 5년간 1.35조의 예산 규모 정책을 마련했고, 유럽 역시 개별국가에서 지원하던 것을 유럽이 공동으로 개발할 수 있는 한화 1.28조 규모의 H2020 양자플래그십 과제로 발전시킨 상황이다.

17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양자정보통신포럼 창립식에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자유한국당 김성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 등 참석자들이 무선 양자암호키분배 기술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학계와 업계에서는 특히 표준과 초기 시장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명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은 “지금까지 출연연 등에서 양자정보통신 관련 연구를 해왔는데 2년 전 예비타당성조사 양자 과제에 대해 의견일치가 안 돼 1년의 시간을 허비했다”며 “양자정보통신포럼에서는 표준에 대한 관심을 갖고 국제 표준화 활동을 추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공공의 중요한 데이터를 양자로 암호화하는 법이나 제도를 만들어주시면 좋겠다. 독일도, 미국도, 중국도 양자에 많이 투자하는데 우리나라가 그 대열에 들어가서 차세대 시스템을 이끌었으면 한다. 초기 시장 창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회와 정부에서도 해당 포럼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했다.

김성태 의원은 “포럼 창립 이후 양자 분야에서도 우리나라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기술 수준을 확보하고, 표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조만간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겠다”고 말했다.

변재일 의원은 “우리나라의 양자정보통신 기술 개발이 다소 늦었지만, 도전한다고 마음먹으면 충분히 앞서 나갈 수 있는 분야”라며 “산업, 학계, 정부, 정치권이 협력해 나간다면 도약할 기회를 맞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정부는 미래정보통신산업의 핵심 기반기술인 양자정보통신을 중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하여 진흥 종합계획 수립을 자체적으로 추진 중에 있으며, 민간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방법으로 금번 포럼에 참여하는 기업·대학·연구소의 다양한 전문가 의견을 적극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창립식에는 미국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 아서 허먼 박사가 초청 특별강연 및 대담과 SK텔레콤 양자분야 전시가 진행됐다. 강연자인 아서 허먼 박사는 美 허드슨 연구소에서 기술, 안보, 국방전략, 경제 분야 선임연구원이자 QAI(Quantum Alliance Initiative, 퀀텀얼라이언스 이니셔티브) 의장을 역임중이다. 이날 강연에서 허먼 박사는 ▲허드슨 연구소가 양자기술에 관심을 갖게된 배경 ▲미국 정부 양자지원법 제정 과정 ▲QAI(Quantum Alliance Initiative, 퀀텀얼라이언스 이니셔티브) 출범 배경과 역할 등에 대해 언급했다.

SK텔레콤은 ▲양자 암호 기술에 대한 개념 소개 ▲5G 커넥티드 카(5G Connected Car) ▲5G 커넥티드 팩토리(5G Connected Factory) ▲양자보안 게이트웨이(V2X Secure Gateway) ▲단일 광자 라이다(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 등을 전시했다.

창립식에는 포럼 공동대표인 김성태 의원, 변재일 의원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석제범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 김명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이병권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 박상열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조현숙 국가보안기술연구소장, 박진호 한국IT융합연구원장, 박재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장 등 중앙정부와 산업계, 양자정보통신분야 교수 및 연구자, ICT 전문기관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