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바닥은 어디…1년8개월만에 2300선도 깨졌다

by김소연 기자
2022.07.06 16:31:04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유가 급락에 코스피 '흔들'
원달러 환율 1310원까지 올라…외국인 수급 부정적
"경기하강 우려 커져…당분간 강달러 지속될 것"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코스피 지수가 6일 2300선 아래로 미끄러지면서 진짜 바닥이 어디인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글로벌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도 계속해서 흔들리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짐에 따라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도 급락했다. 강달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외국인 수급에는 부정적 영향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9.77포인트(2.13%) 내린 2292.0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2330.11포인트로 전 거래일(2341.78)보다 11.67포인트(0.50%) 하락 출발했다. 코스피는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하며 2300선이 깨졌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30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 2020년 10월30일(2267.15) 이후 약 1년 8개월만이다. 장 중 한때 2290선까지 떨어졌으며 전날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2300선 아래마저 뚫렸다.

코스피는 간밤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 유가 급락을 악재로 인식하며 크게 떨어졌다. 채권시장에서는 2년물 국채금리와 10년물 채권금리가 역전돼 경기 침체 우려가 더욱 커졌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110bp(1bp=0.01%포인트) 이상 폭락한 2.780%까지 급락(채권가격 상승)했다. 미국 장기국채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데, 투자자들이 주식 같은 위험자산 가격이 떨어지자 초안전자산으로 이동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가 심리를 억누르는 환경이 지속돼 지수는 당분간 약세 압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 민감주 전반이 약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뉴욕유가는 달러화 가치 급등과 경기침체 우려에 8% 이상 추락하며 100달러를 하회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8.93달러(8.24%) 하락한 배럴당 99.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이 종가 기준 1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5월 10일(99.76달러) 이후 처음이다.

유가는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둔화 가능성과 달러화 강세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유가 하락이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요인으로 인식하기보다 수요 위축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를 더 크게 인식한 것이다.

유가 급락으로 코스피시장에서 상사, 정유·화학, 조선 등 직접 영향을 받는 종목들이 크게 내렸다. 삼성물산(028260)이 8% 이상 급락했고, S-OIL(010950)(-9.31%)과 SK이노베이션(096770)(-5.26%) 등 정유주가 일제히 내렸다. 이날 현대중공업(329180)(-10.37%), 현대미포조선(010620)(-10.44%), 삼성중공업(010140)(-7.18%) 등 조선주도 줄줄이 하락 마감했다.

이날 개장 직후 원·달러 환율은 1310원까지 치솟으며 외국인 수급에는 더욱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당분간 원화약세, 달러강세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3148억원어치, 코스닥시장에서 46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결국 원화는 글로벌 달러화 강세 여부에 따라 등락해왔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국 정책금리 전망이 하향 조정될 정도로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당분간은 원·달러 환율은 상단을 열어놓고 제반 불확실성 해소 여부를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