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기대했는데...’ 2분기 실적 희비 엇갈리는 철강업계

by박민 기자
2022.06.29 16:54:17

포스코 2분기 영업익 전망치...전년비 11.7%↓
동국제강, 영업이익 증가율 1% 채 되지 않아
글로벌 철강 수요 부진과 철강재 가격 하락 영향
현대제철, 차 강판 인상 덕에 나홀로 ‘실적 선방’

[이데일리 박민 기자] 국내 철강 3사(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의 2분기 실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애초 철광석 등 원자재값 강세와 전방산업 회복세에 실적 호조가 전망됐지만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락다운(도시 봉쇄) 조치가 변수로 작용하며 호실적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중국 주요 도시 봉쇄 여파로 글로벌 철강재 수요가 줄었고 그 여파로 철강재 가격도 하락세를 타면서 국내 철강업계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국내 자동차 강판 공급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현대제철만 유일하게 상반기 차 강판 가격 인상에 힘입어 선방한 분위기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하는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1조943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7% 감소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18조2925억원에서 21조3381억원로 18.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되레 줄어든 것이다.

동국제강(001230)도 마찬가지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087억원으로 전년 동기(2070억원) 대비 0.8% 오르는데 그치며 증가율이 1%가 채 되지 않는다. 반면 매출은 지난해 2분기 1조8180억원에서 올해 2조3654억원으로 30.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영업이익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애초 시장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값 강세가 계속되며 국내 철강사들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호조를 기대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봉쇄 여파로 중국 내 대규모 건설 공사가 취소·연기됐고 이는 글로벌 철광석 수요에도 영향을 주면서 상황이 급반전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3~6월은 철강의 계절적인 수요기임에도 유통가격 약세와 상해지역 봉쇄에 따른 자동차 등 전방산업수요 감소 영향이 컸다”며 “지금은 봉쇄령이 해제됐지만, 당시 중국 주요 도심 봉쇄로 ‘중국 철강재 내수 가격 약세 → 수출 가격 하락→ 국제 철강 가격 하락’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세계철강협회(WSA)는 중국의 제로코로나 방역 변수를 반영해 올해 세계 주요국들의 철강 수요 증가율 전망치를 낮추기도 했다.

WSA는 지난해 10월 한국 철강 수요가 2021년 대비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 4월 발표한 단기전망에서는 1.2%로 0.3%p 하향 조정했다. 또 유럽의 철강 소비 전망도 기존 5.5% 증가에서 1.3% 감소로 낮췄고, 미국의 철강 소비 전망은 5.7% 증가에서 2.8% 증가로 하향했다.

글로벌 철강재 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로 ‘실적 부진’이 전망되는 포스코와 동국제강과 달리 현대제철(004020)은 ‘차 강판’ 덕에 유일하게 실적 선방이 기대된다. 3사 중 차 강판 국내 공급 물량이 가장 많은 현대제철은 올해 상반기 자동차 강판 가격을 톤(t)당 10만원 가량 인상한 덕에 이익 증가를 이어가게 됐다. 현대제철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062억원으로 전년(5453억원)보다 47.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 판재부문에서 자동차 강판, 조선용 후판 등 주요 품목의 가격 인상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특히 현대제철은 지난해 현대차·기아에 차 강판 378만t을 공급했지만 올해는 이보다 11% 늘어난 420만t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하반기다. 금리 인상 등 세계 각국의 통화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로 철강 업황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대표적 안전 자산인 달러 강세가 전망되면서 이에 따른 각종 비용 인상 부담도 커지는 분위기다.

박 연구원은 “글로벌 수요 부진과 철강가격 인하로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 대비 감소할 것”이라며 “봉쇄 조치가 해제된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진행되느냐가 철강 수요 개선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