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다슬 기자
2022.10.06 15:31:53
밀리의서재 IP 바탕으로 KT와 지니뮤직 AI기술 적용
"KT 미디어 밸류체인 협업 통해 콘텐츠 무한한 확장성 보여줄 것"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인공지능(AI)인 줄 몰랐는데요”
6일 공개된 오디오 드라마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이하 ‘휴남동 서점’)의 OST를 부른 가수 이소정 씨는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AI가 편곡한 노래를 부른 소감을 묻자 “감성이 사람이었는데요?”라고 반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휴남동 서점은 지니뮤직과 밀리의서재가 손잡고 만든 첫 번째 오디오 드라마다. 황보름 작가의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기반으로 평범한 동네에 문을 연 휴남동 서점 주인이 손님들과 삶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서로 위안이 되는 공감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 회당 10분가량씩 총 15편으로 지니뮤직과 밀리의서재 앱을 청취할 수 있다.
AI가 편곡·단역배우 역할 담당…비용·시간 단축 ‘효과’
휴남동 서점의 독특한 점은 AI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됐다는 점이다. 2007년 가수 테이가 부른 인 ‘같은 베개’ 편곡에는 지니뮤직이 지난달 인수한 AI스타트업 ‘주스’의 기술이 활용됐다. 주스는 AI가 노래를 듣고 음정의 길이와 멜로디를 파악하는 청음 학습 · 평가해 이를 디지털 악보로 구현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기술을 활용하면 원곡을 바탕으로 악보를 구현하고 편곡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김정욱 지니뮤직 뉴비즈본부장은 “사람이 편곡하는 것보다 시간이 단축되는데다가 작곡가의 성향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AI는 누가 부를 것인지, 어떤 감성을 부각시키고 싶은지 등을 입력해주면 정확하게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다. 휴남동 서점에는 주연배우인 오연서·이수혁을 포함해 총 19명의 출연진이 등장했는데 이 중 8명을 AI 성우가 담당했다. KT가 AI 기반 음성합성 솔루션 스타트업 휴멜로와 협업한 결과물이 적용된 결과이다. 게 중에는 주인공 영주와 승우의 로맨스를 응원하는 술집 주인의 목소리가 가수 윤도현을 연상케 하는데, 역시 윤도현을 베이스로 한 AI음성합성 기술이 적용됐다. 비중이 적은 단역들의 목소리를 AI가 담당함으로써 비용이 절감될 뿐만 아니라 윤도현처럼 유명인의 음성을 ‘까메오’로 쓸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주연을 맡은 오연서·이수혁 배우는 “현장에서는 AI가 담당했던 역할을 저희들끼리 돌아가면서 연기했다”며 “아직 우리도 AI 배우들의 연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매우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KT 그룹 미디어 역량 시너지…IP·기술·플랫폼 합쳐져
휴남동 서점은 지난해 KT가 지니뮤직을 통해 밀리의서재를 인수한 이래 나온 첫 결과물이다. 그간에도 밀리의서재는 약 6000여개의 오디오북과 오디오드라마 2편을 내놓으며 책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경험을 독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꾸준한 시도를 해왔다. 그러나 이번 휴남동 서점은 오연서·이수혁이라는 배우를 기용해 만든 스케일업(Scale up) 작품이라는 것뿐만 아니라 KT와 지니뮤직, 밀리의서재로 이어지는 KT그룹의 미디어 역량을 결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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