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물러나라”…하버드서 中 유학생들 집회

by이성민 기자
2022.11.30 16:32:43

中 '시진핑 퇴진 시위' 연대…"돕기 위해 모든 것 하겠다"
"신원 노출되면 가족 곤경 처해"…마스크·모자로 '꽁꽁'

[이데일리 이성민 인턴기자]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하버드 대학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고 29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24일 중국 신장 우루무치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로 10명이 숨진 뒤 27일 상하이에서 열린 코로나19 봉쇄 항의 시위.(사진=AFP)
집회 참가자는 약 50명으로 이들 대부분은 하버드대 재학생들이었다. 중국 내 반정부 시위에 연대하기 위해 참가한 학생들은 교내 ‘존 하버드 동상’ 앞에 모여 중국어와 영어로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쳤다. AP는 “우리는 노예가 아니라 시민이다”, “우리는 독재 대신 선거를 원한다”, “시진핑은 물러나라” 등의 구호가 나왔다고 전했다.

지난 28일에도 뉴욕의 컬럼비아대에서 비슷한 집회가 열렸으며 다른 미국 대학에서도 집회가 예정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호복을 입고 하버드대 집회에 나온 한 참가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돕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하고 싶다”고 시위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그는 자신의 신원이 알려지면 공산당원인 부모가 체포될 것이라며 익명을 요청했다고 AP는 전했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마스크나 선글라스,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집회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웨인이라고만 밝힌 중국 출신 하버드대 대학원생은 “중국 당국에 의해 신원이 파악되면 가족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하거나 직업을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대만에서 온 브라비다 왕은 마스크를 벗고 시위대의 노래에 맞춰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그는 “중국에서 자유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 멋있고 용감하다고 생각한다”며 중국 시위대에 대한 지지를 표현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또 지난 24일 중국 신장구 우루무치시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로 숨진 희생자 10명을 기리는 헌화식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에선 화재 당시 설치물이 화재 진화를 방해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로 확산하고 있다. 외신들은 봉쇄 항의 시위가 1989년 ‘텐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최대 규모라고 타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