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육상선수, IOC 보호 요청…"강제 송환 무서워"

by이세현 기자
2021.08.02 15:36:04

[이데일리 이세현 기자] 벨라루스의 육상 단거리 선수 크리스티나 치마누스카야(24)가 코치들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조기 귀국 명령을 받은 가운데 이를 거부하고 IOC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벨라루스 단거리 육상 국가대표 크리스티나 치마누스카야(가운데)가 본국 귀국을 거절하는 의사를 내비쳤고 망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뉴스1)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벨라루스 단거리 육상 대표 크리스티나 치마누스카야는 이날 200m와 5일 4x400m 계주에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출전이 박탈됐다.

이에 대해 치마누스카야는 로이터를 통해 “인스타그램상에 코치진의 태만 행위를 지적한 것 때문에 팀에서 제외됐다”면서 “일요일(1일)에 코칭스태프가 방으로 와서 짐을 싸라고 했고, 억지로 하네다 공항으로 오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일부 팀원들이 충분한 도핑 테스트를 받지 않아 올림픽 출전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서 내가 4x400m 계주에 참가하는 것으로 나도 모르게 결정됐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벨라루스 정부 지지자들과 국영 언론 등은 오히려 치마누스카야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잇따라 냈다. 코치진은 나머지 경기에 대한 그의 출전권을 박탈했다.



그는 이날 벨라루스스포츠연대재단(BSSF)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경찰에 내가 어떻게 선수촌에서 나오게 됐는지 상황을 설명했다”면서 “지금은 안전하며 어디서 밤을 보낼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IOC가 이 사건에 개입할 것을 요청했다.

IOC는 현재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벨라루스 올림픽위에도 해명을 요청했다는 짧은 성명을 발표했다.

치마누스카야는 탑승할 예정이었던 도쿄발 이스탄불행 터키 에어라인 199편을 타지 않았으며 현재 공항에서 도쿄올림픽 관계자들과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 망명하길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와 체코 등 주변국들은 그를 돕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