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생산한 자동차, 3년간 20% 감소

by방성훈 기자
2022.07.04 17:07:15

작년 日서 생산한 차량 2018년보다 185만대 줄어
닛케이 "최후의 보루 車산업마저 공동화 가속화 우려"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자국 내에서 생산한 차량이 지난 3년 동안 약 20% 급감했다. 5대 중 1대는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긴 셈이다.

(사진=AFP)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4일 일본 8개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2021년 국내에서 생산한 자동차 수가 2018년과 비교해 약 20%(185만대)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감소한 물량은 지난해 일본에서 판매된 차량 450만대의 41%에 달하는 규모다.

도요타 자동차의 경우 ‘국내 생산 300만대’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2년 연속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지난해 일본 내 생산량은 288만대에 그쳐 2018년보다 26만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본 내 생산 비중도 35.3%에서 33.5%로 떨어졌다.

도요타의 일본 내 생산 비중은 8개사 평균치인 31.4%를 웃돈다. 이는 다른 제조업체들의 일본 내 생산은 더욱 열악한 상황이라는 의미다.



감소폭이 가장 큰 업체는 닛산 자동차다. 3년 전과 비교해 43만대 이상 줄었다. 이 회사의 일본 내 생산 비중은 2018년 17.0%에서 2021년 13.9%로 하락했다. 혼다 자동차 역시 일본 내 생산 비중이 16.6%에서 14.9%로 낮아졌다.

일본에서 만들어졌더라도 부품 상당수가 중국산이어서 사실상 조립만 일본에서 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 산업이 규모의 경제인 만큼 제조업체들은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중국산 부품 비중을 늘려가는 추세다.

이는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일본보다 중국 시장을 더 중요시하고 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은 2021년 차량 판매량이 2600만대를 넘어서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반면 지난해 일본의 자동차 판매량은 450만대에 그쳤다. 이에 중국에서 판매하려는 차량을 생산할 때 일본에서 판매할 차량까지 한꺼번에 생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한 2차 부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 사이에서 일본 시장을 중국 시장의 곁다리 수준으로 보는 견해가 확산하고 있다”며 “또 1차 부품을 값싸게 조달하기 위해 통째로 중국 기업에 위탁하기 시작한 업체들도 이미 상당수 있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불과 3년 만에 200만대에 가까운 국내 생산량이 증발했다”며 고용창출 효과도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70% 이상 일본산 부품이 쓰이지 않을 경우 국산으로 인정하지 않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일본 제조업의 마지막 요새라고 불리는 자동차 산업조차 공동화가 가속화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