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호재에 꿈틀대는 바이오株

by이후섭 기자
2019.06.20 16:36:59

코스닥 제약지수 2%↑…시총 상위주 일제히 상승
제넥신·툴젠 합병, 투심 자극…"R&D 시너지 기대"
셀트리온 '선전'…"하반기 시장 분위기 살아날 것"

[이데일리 김다은 기자]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바이오주(株)에 모처럼 화색이 돌았다. 제넥신(095700)과 툴젠의 합병 소식에 증권가에서는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며 반색했다. 잇단 악재에 몸살을 앓던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다소 완화되면서 반등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2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는 전날 대비 2.19% 오른 8562.38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툴젠과의 흡수합병 소식을 밝힌 제넥신(095700)이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5% 넘게 올랐다.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신라젠(215600) 헬릭스미스(084990) 에이치엘비(028300) 메디톡스(086900) 휴젤(145020) 등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주들이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그간 바이오 업종은 각종 잡음이 불거지면서 `수난시대`를 보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에 대한 분식회계 이슈가 지속하는 가운데 코오롱티슈진(950160)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성분 논란, 메디톡스와 대웅제약(069620)의 보툴리눔톡신 균주 분쟁 등으로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왔다.

그러나 제넥신과 툴젠의 합병 호재로 투자심리가 다소 완화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국내외 증시가 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상폐) 실질심사 대상 여부에 대한 논의가 일단 연장됐다는 소식도 일조했다. 이날 코오롱티슈진의 주요 주주이자 인보사 제조사인 코오롱생명과학(102940) 주가는 4% 넘게 반등했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그간 바이오 업종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침체하면서 특별한 호재도 없었다”며 “바이오는 실적보다 기대심리에 움직이는 업종인데, 제넥신 합병 이슈 등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제넥신과 툴젠의 합병은 국내 바이오 업종 역사상 최초로 외부로부터 혁신적인 기술도입을 위한 합병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툴젠의 3세대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을 토대로 다양한 연구개발(R&D)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것. 제넥신의 유전자치료제 및 DNA 백신 파이프라인이 확장될 수 있을 전망이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제넥신 입장에서는 면역항암제 `하이루킨-7`으로 편중된 기업가치 상승과 분산의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고, 툴젠은 제넥신의 임상개발 경험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개발 진행을 가속할 수 있다”며 “양사의 사업적 시너지 기대, 툴젠의 코스닥 이전상장 이슈 해소에 따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오 대장주 셀트리온(068270)의 선전도 눈에 띈다. 셀트리온은 최근 유럽 류마티스학회(EULAR 2019)에서 `램시마SC`의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램시마SC는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오리지널 치료제인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만든 제품이다. 기존 램시마와의 비교 임상을 통해 유사한 안전성 결과를 얻었다.

램시마SC는 현재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진행하고 있어 올 하반기 허가를 받을 수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연내 유럽에서 램시마SC 출시에 힘입은 실적 개선 기대에 셀트리온 주가는 이달 들어 12% 넘게 오르며 한 달 보름여 만에 주가 21만원을 회복했다.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하반기에도 종목별 이슈에 따라 주가가 반응할 전망이다. 하반기 R&D 성과가 드러나고 SK바이오팜을 비롯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기업도 몰리면서 바이오 업종을 둘러싼 분위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이명선 연구원은 “한미약품(128940)은 하반기 비만체료제 등 다수의 글로벌 임상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고 최근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하지 못했던 성과들을 오는 11월에 열리는 유럽 종양학회(ESMO)에서 보여주길 벼르고 있는 기업도 있다”며 “셀트리온의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도 점차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