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불확실성 피하자"…연기금도 11월 고배당株 집중매수

by이슬기 기자
2018.11.28 14:08:26

기관·외국인 '팔자'에도 연기금은 배당주 중심으로 '사자'
"지수 하락·박스권 구간에서 배당주 투자 유리"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한국 증시가 10월 급락한 뒤 횡보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들이 배당주(株)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투자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치는 데다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있어 배당주를 집중 매수하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선 배당주 투자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초부터 27일까지 총 396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200억원, 234억원 가량을 팔아치운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특히 연기금은 배당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전통적 배당주로 꼽히는 삼성전자(005930)로 이 기간 2602억원치를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선 2020년까지 매년 9조 6000억원을 배당하겠다고 발표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배당수익률은 3.5%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 배당 수익률 평균인 1.71%를 한참 웃도는 수치다. 삼성전자의 배당금은 2015년 3조1000억원, 2016년 4조원, 2017년 5조800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외에도 연기금 매수 상위 10종목에는 전통적 고배당주로 꼽히는 종목이 포진돼있다. 연기금은 △아리랑(ARIRANG)고배당주(652억원) △LG유플러스(032640)(615억원) △KT&G(033780)(508억원) △맥쿼리인프라(088980)(385억원)을 쓸어 담았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올해 배당성향을 상향조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배당수익률은 2.86%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배당수익률 예상치인 2.58%를 뛰어넘을 수 있다. KT&G 역시 지속적으로 주주 환원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시장상황이 안좋은 상태에서도 3.87%의 높은 배당수익률이 기대되고, 공격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펼치는 맥쿼리인프라 역시 올해 6%대의 배당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력(015760)도 공기업으로 정부의 주주환원정책 강화에 동참하면서 올해 2.65%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기금이 배당주를 대거 매수한 것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정적 투자수익을 올리기 위한 판단인 것으로 해석된다. 코스피지수는 10월 한달 동안 13.22% 폭락한 뒤 11월 들어 2020~2100선 사이의 좁은 박스권 장세를 보이고 있다.연기금이 연말이 될 수록 수익률 관리에 집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박스권 장세의 돌파구로 배당주를 찾은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증권가에선 현재 불확실한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배당주 투자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유가 급락, 국내 기업 이익 둔화 등 불확실한 환경이 지속되면서 주식시장에서 배당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배당주의 과거 성과를 보면 지수가 하락하거나 박스권에 갖혀있는 구간에서 상대성과가 긍정적이었던 만큼 올 연말에도 배당주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