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까지 가세… 경쟁 격화되는 배터리 시장

by김정유 기자
2020.08.10 15:05:18

英·獨·佛 등 유럽 업체들 車배터리 진출 잇달아
주요 車브랜드 보유, 기존 협력판도 바꿀수도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배터리 시장 경쟁도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 최근 거대 완성차 시장을 보유한 유럽 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1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영국 배터리 업체 브리티시 볼트는 최근 현지 사우스웨일스 지역에 40억 파운드(한화 6조2000억원)을 들여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를 위해 웨일스 자치정부와 MOU를 체결했다. 예상되는 배터리 생산능력 규모는 약 30GWh 수준으로 내년에 착공해 오는 2023년 양산한다는 목표다. 영국내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이 들어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 배터리 업체 바르타도 최근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현지 정부 등으로부터 3억 유로(약 4200억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바르타는 소형 배터리를 전문으로 하던 업체였지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커짐에 따라 전격적으로 시장 진출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배터리 업체인 베르코어도 오는 2022년 양산을 목표로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유럽 현지 업체들의 배터리 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한국을 포함한 중국, 일본 업체들이 상위 10위를 모두 차지하는 등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유럽 업체들의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진출이 이어지면서 기존 배터리 강자인 국내 업체들에게도 영향이 미치지 않을지 긴장하는 모습이다. 유럽은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주요 완성차 브랜드들이 있는 지역이다. 현재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한국, 중국, 일본 배터리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거나 합작을 추진 중인만큼 유럽내 배터리 업체들이 늘어난다면 기존 협력관계의 양상이 바뀔 수도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긴장감을 내보이면서도 기술적 장벽이 있는만큼 당장 유럽업체들로 인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유럽에서 자체 배터리 생산에 적극 나서고 있는만큼 기술격차를 지속적으로 벌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1위인 LG화학도 폴란드 공장 수율을 잡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을 정도로 생산 안정화 부분에서 큰 기술적 격차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거대 완성차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유럽인만큼 기술적으로 빠르게 따라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