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재명·윤석열, ‘이대남’ 주주총회 연다

by노재웅 기자
2022.01.04 16:25:17

정치 SNS 플랫폼 ‘옥소폴리틱스’ 내 지지자 대상
2030 남성 이용자, 옥소 80% 이상 절대 다수
‘15만’ 李vs‘6만’ 尹 옥소코인 시총 2배 이상 차이
대선특집 질문모집에 李 171개·尹 265개 올라와

그래픽=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최근 2030 남성 유권자들 사이에 뜨거운 정치 플랫폼으로 부상 중인 ‘옥소폴리틱스(이하 옥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대남’ 표심을 잡기 위한 지지자 총회를 연다.

이대남 정치 플랫폼 ‘옥소’서 대선특집 기획

4일 옥소에 따르면 옥소는 이달 중 대선 특집으로 플랫폼 내에서 정치인 투자자인 ‘폴디’(폴리티션 디렉터, 일종의 주주 개념인 정치인 지지자)를 대상으로 한 주주총회 이벤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재명·윤석열 후보 측과 이벤트와 관련한 최종 조율을 진행 중이며, 안철수·김동연·심상정 후보 등도 주주총회 대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옥소에는 매일 올라오는 정치적 이슈에 대한 피드백을 할 때마다 채굴할 수 있는 ‘옥소코인(oxo)’을 특정 정치인에게 투자하는 폴디들이 존재한다. 각 폴디들이 투자(지지)한 정치인들의 가치는 기업 시가총액처럼 매일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옥소코인 시총으로 드러난다.

옥소코인은 현금으로 환급이 불가능하고, 플랫폼 내 정치 피드백 활동 외에는 채굴 수단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정치인에게 투자해 힘을 실어주는 용도로만 활용되기 때문에 옥소코인 시총은 곧 해당 정치인의 지지율로 볼 수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4일 기준 옥소코인 시총 순위 현황. 옥소에는 매일 올라오는 정치적 이슈에 대한 피드백을 할 때마다 채굴할 수 있는 ‘옥소코인(oxo)’을 특정 정치인에게 투자한 합계가 시총으로 매일 실시간 표시된다. 옥소폴리틱스 제공
옥소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트위터와 에어비앤비 등에서 7년여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해 온 유호현 대표가 한국에 성숙하고 다양한 정치 의견을 담을 수 있는 정치 플랫폼이 부족하다고 생각, 데이터 기반의 SNS 정치 플랫폼을 기획한 것에 출발했다. 퓨처플레이, 해시드, 이재웅 다음 창업자(전 쏘카 대표) 등으로부터 누적 27억원가량의 투자를 유치해 작년 7월 본격 서비스를 개시했다. 최근 대선 정국에 접어들면서 이용자가 급격히 증가해 현재 누적회원수 10만명, 월간 활성 이용자수 8만6000명을 기록 중인데, 전체 이용자의 80% 이상이 2030 남성이다. 즉 옥소 내 시총 현황은 이대남들의 지지율을 나타내는 지표인 셈이다.

실제로 4일 오후 기준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21만3000oxo,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15만2000oxo로 1·2위에 올라 있어, 이대남들의 지지를 받는 정치인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대선 캐스팅보트 이대남 참여 의미 커”



대선후보 가운데선 이재명 후보가 14만8000oxo(3위)로 가장 앞서 있다. 이어 윤석열 후보 6만3000oxo, 안철수 후보 4만5000oxo, 김동연 후보 1만7000oxo, 심상정 후보 1만4000oxo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옥소코인 시총은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의 2030세대 지지율 변화와도 맥을 같이 한다. 이 후보는 취약지대로 꼽혔던 20대 여론조사에서 최근 윤 후보를 뒤집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대남 지지도가 크게 상승했다.

3일 발표된 오마이뉴스와 리얼미터의 12월 5주 차 주간 집계 결과를 보면 20대(18·19세 포함)에서 이 후보 33.6%, 윤 후보 28.0%를 기록했다. 4주 차 조사와 비교하면 이 후보는 3.3%포인트(p) 상승했고, 윤 후보는 6.6%P 하락하며 순위가 달라졌다. 20대 남성으로 범위를 좁히면 윤 후보는 14.0%p 급락, 25.0%의 지지를 받는데 그쳤다. 반면 이 후보는 9.3%p 상승하며 38.3%를 기록했다.

같은 날 발표된 TBS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정기 주례조사 결과에서도 지난주 20대 지지율은 이재명 23.3%, 윤석열 25.2%였는데, 이번에는 이재명 32.2%, 윤석열 29.9%로 역전됐다.

옥소에는 매일 정치적 이슈에 대한 뉴스 및 질문이 올라오고, 사용자들은 이에 대해 OX△로 응답하는 동시에 댓글과 톡방에서 의견을 게재할 수 있다. 옥소폴리틱스 페이지 갈무리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며 정치활동을 해온 신지예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을 세우면서 2030 남성 지지자를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확산했고, 이준석 당대표와의 지속적인 갈등 양상도 윤 후보의 이대남 지지도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3일 낮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지예 부위원장의 사퇴를 언급하면서, “솔직하게 인정한다. 제가 2030의 마음을 세심히 읽지 못했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옥소는 주주총회 이벤트 시행에 앞서 ‘잘 봐, 유권자들 마음이다-OOO후보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겨주세요’라는 코너를 진행 중이다. 대선특집 질문 모집 게시글에는 이재명 후보에게 171개, 윤석열 후보에게는 265개의 댓글이 달렸다.

유호현 옥소폴리틱스 공동대표는 “옥소는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지목되는 이대남들의 참여율이 높기 때문에 플랫폼 내 게시글이나 시총 현황이 가지는 의미가 클 것으로 본다”며 “대선 콘텐츠로 기획 중인 후보들과의 폴디 주주총회를 통해 이용자들의 다양한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