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론’으로 보니 직접수신율 낮은 지상파, 재전송료 높아져

by김현아 기자
2018.12.14 17:41:21

모정훈 연세대 교수 주장
유튜브 채널에서 보는 지상파 시청 제외해 한계도
직접수신율 높을수록 재전송료 낮아져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지상파 방송과 유료방송 업계뿐 아니라, 학계의 해묵은 논쟁 중 하나가 재전송료 문제였다. 2010년 지상파의 저작권이 인정된 뒤 2013년 티브로드와 지상파가 가입자당 월280원 계약한 걸 계기로 매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학계는 재전송료의 합리적 산정방안을 도출하려 했지만학자마다 다른 결과를 내놨다.

게임이론을 재전송료 가격 산정에 도입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14일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주최한 추계학술세미나에서 모정훈 연세대 교수는 동시 게임 모델인 ‘호텔링 모델’을 이용해 재전송료 문제를 연구했다.

출처: 방통위.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 수익은 줄고, 재송신(재전송)매출은 늘어나는 추세다.
호텔링 모델이란 미국의 경제학자 해럴드 호텔링이 제시한 것으로 어느 쪽에 자리를 잡아야 많은 고객을 잡을 수 있는지를 이론화한 것이다.

해변가에 위치한 두 개의 동일한 아이스크림 가게가 경쟁관계를 형성하면서 어떻게 가게 위치를 변경하는지 설명하는데, 결국 양쪽의 중간 지대에 자리잡아야 상대에게 뒤지지 않고 비슷한 규모의 판매 범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모 교수는 지상파와 유료방송은 모두 매출 극대화를 추구하고 사용자는 효용 최대화를 추구한다는 걸 전제로 연구했다.

즉 △지상파는 재전송료 수익과 광고 수익의 극대화를(상호 배치될 수도 있음)△유료방송은 소비자에게 받는 수신료 증가와 홈쇼핑 송출 수수료 증가, 광고 수입 증가를 꾀한다는 걸 전제로 했다.



모 교수는 “일각의 예상과 달리 지상파 직접수신율과 재전송료는 반비례했다”며 “통상 직접수신율이 크면 유료방송에대한 공헌도가 줄어 재전송료가 커질 것으로 생각되나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고 말했다.

또 “지상파 직접수신율이 높을수록 사용자들이 공짜TV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지니 가격(재전송료)을 너무 높이 올리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유료방송시장의 경쟁이 심할수록 균형재전송료는 낮아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날 우리나라 지상파의 직접수신율이 미국보다 높아 재전송료도 낮아질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방송통신위원회에따르면 지상파의 직접수신율은 5.3% 정도밖에 안된다.

모정훈 교수 주장대로라면, 우리나라는 지상파 직접수신율이 낮으니 게임이론에 따른 우리나라의 재전송료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의미가 된다.

다만, 이날 발표된 결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한 지상파 직접수신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아 한계가 있었다.

토론자로 나선 전주용 동국대 교수는 “지상파에 광고 수입의 중요성이 클 경우 재전송료를 굳이 높여야 할 이유가 없다”며 다소 다른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