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경쟁심화 우려'도 뛰어 넘을까

by임성영 기자
2014.08.28 16:48:08

신규 대기업 진출 우려..펀더멘털 영향 미미
오히려 기존 업체가 부여받을 가능성 높아

[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올해 들어 가파른 주가 상승 흐름을 보이던 호텔신라(008770)에 대한 정책 리스크가 고개를 들고 있다. 대기업의 면세점 운영 규제가 완화될 조짐이 나타나면서 경쟁 심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간 주가가 급등하면서 차익실현 빌미가 됐을뿐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28일 호텔신라는 전일 대비 2.1% 상승한 12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서비스 경쟁력이 뒷받침된다면 대·중소기업을 구분하지 않고 신규 면세점 운영권을 부여하겠다는 김낙회 관세청장의 인터뷰 내용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악재일 뿐 펀더멘털에 이상이 없다는 점에서 호텔신라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선 당분간 대기업의 면세점 출점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국내 41개 면세점 중 약 50%가 대기업 영업장이다. 면적으로 계산하면 75~80%를 차지하고 있다. 현행법상 면세점의 60%까지만 대기업군이 운영할 수 있어 영업장 숫자로는 문제가 없지만 면적 기준으로 보자면 대기업의 면세점 추가 출점은 쉽지 않다는 것.



신규 면세점 경쟁입찰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기존 면세점들이 추가로 받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면세점 사업은 운영 노하우가 서비스 경쟁력이기 때문에 기존에 사업을 잘 해오던 대기업들이 더 유리하다. 따라서 신규 업체 진입에 따른 위협보다는 규제 완화에 따른 기존 영업장 증축 및 추가 진출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장 관련된 CAPEX(미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지출된 비용)와 재고를 안고 가는 현금 흐름을 계산해 봤을 때 면세점은 결코 진입 장벽이 낮은 산업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함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특정 기업으로의 제한 사항이 없어 기존 업체에 부정적이라는 해석은 오류”라고 진단했다.

오히려 면세 한도 상향이 예정보다 빠른 오는 9월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올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추석연휴와 개천절 한글날 특수를 모두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노이즈 때문에 주가가 하락했지만 면세 한도 상향 조정 등 기회 요인이 훨씬크다”면서 “지금은 오히려 호텔신라를 매수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