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온라인 사업 설명회 돌연 연기한 사연

by함지현 기자
2019.02.19 13:58:52

내달 말 임일순 사장 나서는 간담회서 온라인 언급할 듯
회사 측 "홈플러스 스페셜 이후 굵직한 스텝 밝힐 것"
업계 "경쟁사 대비 온라인 차별화·투자 미흡한 듯" 의구심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사진=홈플러스)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홈플러스가 오는 21일 시행하려던 온라인 사업 전략 설명회를 돌연 한달 가량 연기했다. 회사 측은 내달 말 임일순 사장이 직접 홈플러스의 성장 동력 전반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온라인을 비롯한 더 큰 그림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경쟁사들이 모두 온라인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홈플러스만의 차별화 무기가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일정을 미룬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상무급인 온라인 사업 부문장이 홈플러스의 온라인 사업전략과 중·장기 사업계획을 밝힐 예정이었다. 아울러 인천시에 위치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하이브리드 풀필먼트센터’ 운영 모습도 공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은 돌연 한달 뒤로 미뤄졌다. 3월 말 임 사장이 직접 나서 경영 전략을 밝히는 자리에서 온라인 사업까지 함께 설명하기 위해서다.

임 사장은 지난 2017년 취임한 이후인 2018년 3월에도 직접 나서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강점을 더한 야심작 ‘홈플러스 스페셜’ 도입을 천명한 바 있다.

지난해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한 15개 매장의 평균 매출은 전년 대비 40% 이상, 객단가는 약 30% 증가할 정도로 성과를 거뒀다. 현재 지난해 말 오픈한 시흥점까지 총 16개 스페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임 사장은 올해 설명회 자리에서도 홈플러스 스페셜과 같은 굵직한 ‘임일순 표 신사업’을 깜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번에 연기된 온라인 사업 전략 발표를 포함한 내·외부적 혁신이 핵심일 것으로 예상된다.

홈플러스는 현재 운영 중인 점포설계 단계부터 판매 이외에 재고를 쌓아둘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뒀다. 어느 정도 온라인 주문의 커버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여기에 홈플러스가 지난해 구축했던 지역 거점형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풀필먼트를 점차 확대하면 큰 투자금액이 들지 않아도 온라인으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내용은 온라인 사업 강화의 한 부분으로 다뤄질 예정이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모두 온라인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사장이 직접 나서 온라인을 포함해 큰 그림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아직 밝힐 순 없지만 온라인 사업을 비롯해 홈플러스 스페셜 이후 굵직한 스텝을 밝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급작스러운 행보에 의구심을 보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온라인 사업에 조 단위를 투자하고 있는데 사모펀드에 인수된 이후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는 홈플러스가 그 정도의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온라인 차별화와 투자 등에서 앞세울 것이 미흡해 큰 그림을 밝히는 과정에서 일부분으로 소개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