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보고 쉽게 산다"..車 업계, 온라인 판매 확대

by손의연 기자
2023.01.12 17:06:20

전통 車업체인 혼다 "잔금결제까지 온라인에서" 대전환
100% 온라인 판매하는 테슬라·폴스타, 국내서 호평
국내 완성차 업계에선 쉽지 않지만 온라인 판매 확산될 것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에 온라인 판매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자동차 업계에도 물들고 있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는 지난 11일 “앞으로 고객이 온라인에서 차량 정보 확인, 시승 예약, 잔금 결제 등 구매와 관련한 모든 과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했으며 올해 봄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혼다코리아는 올해 100% 온라인 판매 방식으로 전환하며 원 프라이스(단일 가격) 정책을 도입한다. 차량 정보 제공과 시승 예약, 잔금 결제 등 모든 과정을 온라인 플랫폼에서 진행한다.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인 혼다의 비즈니스 정책 전환은 큰 변화다. 혼다 내에서 100% 온라인 판매 방식을 도입하는 건 호주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특히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 특성을 고려했을 때 니즈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현재 국내에서 100% 온라인 구매 서비스를 도입한 곳은 전기차 브랜드인 테슬라와 폴스타 정도가 있다. 수입차 브랜드 중에선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이 온라인 계약 서비스를 제공한다.



벤츠는 고객이 ‘벤츠 온라인샵’을 통해 딜러사가 판매하는 신차와 인증 중고차의 계약 과정까지 진행할 수 있게 했다. 이후 계약서를 작성하고 잔금을 치르는 것은 딜러사를 방문해야 한다.

BMW와 MINI(미니)는 온라인에서만 출시하는 한정 모델을 내놓고 있다. 이 역시 온라인에선 계약금을 결제하고 딜러사에서 잔금은 결제해야 하는 방식이다.

반면 국내 완성차 회사가 온라인 판매 방식을 확대하는 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영업 파트 및 노동조합(노조)과의 합의 문제 등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앞서 경형 SUV 캐스퍼에 한해서만 100% 온라인 판매 방식을 도입했다. 당시 노조와의 갈등이 있었지만 캐스퍼가 위탁생산 모델이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가 가능했다.

한국지엠은 올해 들어올 GMC의 시에라를 100% 온라인 판매한다. 다만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은 기존 오프라인 위주의 판매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볼륨 모델이기 때문에 대리점들과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에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면서 완성차 브랜드들은 소비자에게 오프라인 경험을 충분히 제공하기 위한 마케팅에 고민하고 있다. 주로 도심에 팝업 쇼룸을 조성하거나 전국 각지에서 현장 시승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혼다코리아 경우 기존에 있는 딜러사를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활용한다. 딜러사의 역할을 고객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큐레이터’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다른 국가 소비자들에 비해 온라인 구매가 편하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수년 전부터 자동차 업계에 온라인 판매가 화두였는데, 차츰차츰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가의 상품인 만큼 차량을 직접 보고 사겠다는 고객도 적지 않아 오프라인을 등한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온오프라인을 이용한 마케팅 방식에도 다양한 변화가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