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 숨통트인다"…현대차, 투싼 등 車생산 박차

by송승현 기자
2021.10.26 15:40:39

말레이시아 반도체 생산 가동…4분기 수급 다소 숨통
현대차 노사, 투싼 등 인기 모델 중심 특근 협의 중
정부에 주52시간 이상 근무 특별연장근로 신청 검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가 4분기 차량 생산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등 올해 3분기 극심한 코로나19 확산세로 가동을 멈췄던 동남아지역에서 차량 반도체 생산이 재개되면서 수급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투싼 등 적제 현상이 심각한 인기 모델 중심으로 차량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노사, 4분기 20회 안팎 특근 일정 협의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4분기 자동차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특근을 조율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레이시아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극심한 반도체 수급 부족을 겪었지만 사태가 완화되면서 공급이 다소 회복됐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마이크론의 말레이시아산 반도체는 이달 말부터 국내 반입이 정상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10월 말부터 반도체 공급이 원활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사측과 특근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며 “적체가 심화하고 있는 인기 모델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애초 3분기 반도체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일부 인기 모델을 중심으로 울산 2공장에 대해서만 특근을 해왔다. 울산 2공장은 인기 모델로 신차 출고까지 길게는 10개월이 걸리는 투싼·팰리세이드·GV80 등을 생산하고 있다.

반면 나머지 공장은 물량 조절에 따라 생산량이 평균을 밑돌았다. 더욱이 지난달은 반도체 수급 부족이 절정에 달해 총 5일간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울산공장도 일부 생산 라인을 일시적으로 멈춰세웠다.



현대차 이런 여파로 3분기 생산량이 34만81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8% 감소했다. 특히 지난달 생산량은 10만6557대로 전년 동기 대비 30.4%나 감소하며 극심한 생산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반도체 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대차는 적체 현상 심한 인기 모델을 중심으로 특근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인기 차종인 그랜저를 생산하지만 반도체 수급과 전기차 전환으로 반복적인 가동 중단을 겪어온 아산공장도 특근을 대폭 늘릴 전망이다. 현대차 노사는 이달 27일 반도체 수급 현황을 살핀 뒤 특근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일단 노사는 4분기에 20회 안팎의 특근을 하기로 서로 협의한 상태다.

국내 공장에 생산물량 우선적으로 배정

아울러 현대차는 고용노동부에 주 52시간 이상 근무를 허용하는 특별 연장 근로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특별연장근로는 △재해·재난, 인명 보호 △돌발 상황 수습 △업무량 폭증 △연구개발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근로자의 동의와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주 52시간을 넘어 근로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노조 역시 특별연장근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인 만큼 제도 활용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반도체 공급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현대차의 4분기 생산량 확대를 낙관하기에 이르다는 우려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여전하기 때문에 동남아지역 셧다운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일단 현대차는 반도체 공급량이 확정되는 대로 국내 공장에 생산물량을 우선적으로 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에 반도체 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이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대차가 예상대로 특근을 실시한다면 차량 출고 적체 현상은 꽤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